임성한 ‘닥터신’으로 장르 확장 나서…김순옥 ‘7인의 부활’ 주춤, 문영남 ‘빨간풍선’ 뒤 공백
‘닥터신’은 신의 영역에 도전하는 천재 의사와 하루아침에 뇌가 망가져 영혼을 잃어가는 한 여자의 메디컬 스릴러 드라마다. 연속극 시장에서 막장 대모로 불리던 임성한 작가는 2021년 방영된 TV조선 토일 드라마 ‘결혼작사 이혼작곡’을 통해 미니시리즈 작가로 변신했다. 이번에는 의학 드라마에 도전한다. 무속, 빙의 등 판타지 설정을 자주 사용해온 작가여서 주목된다.

본명은 임영란이며 ‘임성한’이라는 필명을 활용해온 임 작가는 필명을 ‘피비’로 바꾼 뒤 미니시리즈 작가로 활동 중이다. ‘결혼작사 이혼작곡’을 시즌3까지 집필한 뒤 2023년에 TV조선 토일 드라마 ‘아씨두리안’을 선보였다. ‘결혼작사 이혼작곡’ 시리즈는 각각 9.7%, 16.1%, 10.5%의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미니시리즈 작가라면 스테디셀러인 의학 드라마에 한 번쯤 도전하고 싶을 것이다. ‘피비’ 입장에서 욕심 나는 영역일 수 있다. 다만 ‘파격’과 ‘센세이션’으로 화제를 양산해온 임 작가인 터라 기존 스타일을 유지하면서 의학 드라마 요소가 가미될 것으로 보인다.
TV조선 측은 “‘닥터신’의 주·조연 배우를 모두 오디션으로 발탁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정이찬, 백서라, 안우연, 주세빈, 천영민, 송지인 등 주요 출연진이 대부분 대중에 잘 알려지지 않은 배우들이다. 경쟁이 치열한 주말 미니시리즈 시장에서는 매우 이례적인 캐스팅이다.
드라마 제작자들이 출연료가 천정부지로 오른 톱 배우들을 캐스팅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탄탄한 주연진 캐스팅이 있어야 방송국 편성과 투자 유치가 수월해지기 때문이다. ‘닥터신’이 신인 배우를 대거 기용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작가의 힘이 있다. 임 작가는 연속극 작가 시절부터 신인 배우 기용을 선호해왔다. ‘하늘이시여’의 이태곤과 윤정희, ‘오로라 공주’의 전소민, ‘압구정 백야’의 박하나 등이 대표적이다.
다만 ‘피비’라는 필명으로 미니시리즈 작가가 된 이후에는 성훈, 이태곤, 박주미, 최명길, 김민준 등 유명 배우들을 전면에 내세웠다. 조연급에는 꾸준히 새 얼굴을 등장시켰지만 주요 출연진만큼은 기존 미니시리즈 캐스팅 원칙에 충실했다. 그렇지만 어느 정도 미니시리즈 시장에 안착하자 다시 임성한 작가 시절의 캐스팅 방식으로 회귀했다.

임성한 작가와 함께 연속극 시장에서 맹활약하던 김순옥 작가도 비슷한 행보를 걷고 있다. 김 작가는 2020년 10월부터 방송된 SBS 월화 드라마 ‘펜트하우스’를 통해 미니시리즈 작가로 변신했다.
‘펜트하우스’ 시리즈는 시즌 1~3의 자체 최고 시청률이 각각 28.8%, 29.2%, 19.5%를 기록하며 엄청난 성공을 거뒀다. 그러나 이런 흐름이 SBS 금토 드라마 ‘7인의 탈출’과 ‘7인의 부활’에서 크게 흔들렸다. 자체 최고 시청률이 각각 7.7%와 4.4%에 불과했다. 잘 나가던 SBS 금토 드라마는 ‘7인의 탈출’과 ‘7인의 부활’이 방영될 때마다 휘청거렸다. 2024년에 방송된 SBS 금토 드라마 가운데 자체 최고 시청률이 한 자릿수에 머문 드라마는 ‘7인의 부활’이 유일했을 정도다.

임성한, 김순옥과 함께 막장 대모 3인방으로 불린 문영남 작가도 2022년 12월부터 방송된 TV조선 토일 드라마 ‘빨간풍선’을 통해 미니시리즈 작가로 변신했다. 문영남 작가도 자체 최고 시청률 11.6%를 기록하며 변신에 성공했다. ‘펜트하우스’와 ‘결혼작사 이혼작곡’ 시리즈처럼 엄청난 화제를 양산하지는 못했지만 미니시리즈에서도 문 작가의 탄탄한 필력은 유감없이 드러났다.
2024년 4월에는 문 작가의 신작 ‘너 없이 못살아’ 제작 관련 소식이 알려졌다. KBS 주말 연속극 ‘수상한 삼형제’, ‘왕가네 식구들’, KBS 수목 드라마 ‘왜그래 풍상씨’, 그리고 ‘빨간풍선’까지 네 작품을 함께 만든 진형욱 감독과 또 동행한다. 이준이 주연으로 캐스팅됐다는 소식 이후 잠잠하다. 아직 방송국 편성 등 구체적인 움직임은 없다.
김소리 대중문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