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수공천 우상호와 공천경쟁 앞둔 김진태…원주·춘천·강릉 ‘빅3’ 표심 잡기 승부처

강원도 산하 기초자치단체장 선거에서도 국민의힘이 약진했다. 총 18개 기초자치단체 선거구 중 14곳을 국민의힘이 석권했다. 민주당은 춘천시, 정선군, 고성군, 인제군 등 4개 선거구에서 승리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그러나 4년 사이 선거 환경이 바뀌었다. 국민의힘은 2022년 지방선거에서 윤석열 정부 초창기 ‘허니문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이번 선거는 반대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정부 ‘허니문 효과’에 맞서야 한다.
4년 전 강원도엔 ‘친윤 트라이앵글’이 건재했다. 강원도에 지역구를 두고 있는 권성동(강원 강릉, 구속 중) 이철규(강원 동해·태백·삼척·정선) 이양수(강원 속초·인제·고성·양양) 의원이었다. 윤석열 정부 초창기 기대감과 맞물려 이들의 존재감이 강원도 지역에서 극대화되는 양상이 나타났다.
2026년 선거에선 친윤 핵심들의 존재가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는 형국이다. 윤석열 정부에서 ‘친윤 좌장’ 격 존재감을 과시했던 권성동 의원은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 사건 1심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항소심을 치르는 중이다. 이철규 의원과 이양수 의원 등 친윤으로 불리던 현역 의원들도 4년 전만큼 영향력을 발휘할 수 없을 것이란 평가다.

민주당은 반전을 노린다. 민주당은 지방선거 ‘1호 공천’을 강원도에 행사했다. 우상호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강원도지사 선거에 나선다. 집권 초기 이재명 정부의 높은 지지율을 등에 업는다면, 강원도지사 선거를 해볼 만하다는 기대감이 높다. 특히 이재명 정부 초기 청와대 핵심 인사 중 하나였던 우 전 수석의 출마가 ‘후광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분석도 존재한다.
강원도지사 선거에 나선 이들은 벌써부터 치열한 장외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강원도청 신청사 착공 여부 및 행정복합타운 사업을 두고 견제구가 오가고 있다. 신청사 건립의 경우 2026년 착공해 2029년 준공을 목표로 하는 대형 프로젝트로 알려졌다.
김진태 강원도지사는 3월 9일 강원도청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신청사 건축허가 등 행정절차가 3월 6일 최종 완료됨에 따라 3월 30일 착공식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신청사 위치는 춘천시 동내면 고은리 일대다.
김 지사는 “착공식을 시작으로 3만 평 부지의 토목공사와 진입도로 공사를 본격 추진할 것”이라며 신청사 착공 강행 의사를 내비쳤다. 2022년부터 추진된 신청사 건립과 관련해 임기 전 쐐기를 박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셈이다. 신청사 건립과 맞물린 행정복합타운 사업과 관련해서 김 지사는 “해당 사업은 선거 이후에 다시 고민하고, 지금은 신청사 이전에 집중할 것”이라고 했다.

김 지사와 당내 경쟁을 앞두고 있는 염동열 전 의원은 우 전 수석보다 강한 견제구를 던졌다. 김 지사의 신청사 착공식 강행 및 행정복합타운 사업 등에 대해 염 전 의원은 “강원도 부도 사태가 올 수 있다”면서 “근본적으로 춘천시와 갈등이 있고, 원도심 상권 황폐화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염 전 의원은 “도청사 이전에 5000억 원, 행정복합타운에 9000억 원 빚을 안고 가야 하는 이 사업은 여러 견해를 고려해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다른 국민의힘 경쟁 주자인 안재윤 예비후보는 3월 3일 공약 발표를 통해 강원도청사 이전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안 예비후보는 “5000억 원이나 들어가는 도청 이전 사업이 재원 마련에 대한 뚜렷한 대책 없이 시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지사는 장외에서 잇따르는 견제에 대해 “건축허가 등 모든 행정절차가 마무리된 상황에서 이런 주장이 나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국민의힘 후보 공천이 마무리돼 거대 양당 후보 간 맞대결이 펼쳐질 경우 주요 승부처는 강원도내 도시 권역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이 관계자는 “세 도시 중 강릉의 경우엔 보수세가 가장 강한 곳으로 분류되는데, 강릉 지역 정치권 구심점이었던 권성동 의원이 구속되면서 진영 결집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면서 “원주와 춘천은 판세가 엎치락뒤치락할 수 있는 지역이다. 현재 정치 상황과 김진태 지사의 지난 4년 도정에 대한 평가가 맞물리며 표심 향방이 갈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산간 지역과 해안 지역은 넓은 지역에 걸쳐 적은 인구가 분산돼 있지만, 유권자 수를 전부 합치면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라면서 “인구밀도가 낮은 강원도에서 지역 민심을 하나라도 더 끌어들이려면 효과적인 유세 동선 및 전략이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강원도지사 선거 관전포인트와 관련해 정치평론가 신율 명지대 교수는 “2023년 강원도가 특별자치도가 됐다”면서 “김진태 지사가 얼만큼 특별자치도로서 변화된 모습을 보여줬는가에 대한 평가가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신 교수는 “친명 핵심 인사인 우상호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강원도에서 어떤 평가를 받느냐는 것은 강원도가 이재명 정부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를 유추할 수 있는 대목”이라면서 “이재명 정부에 대한 강원도의 중간평가로도 볼 수 있다”고 짚었다.
이동섭 기자 hardout@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