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내 1차 투표에서 박지원·김태년 꺾어…이재명 정부 성공 위한 입법 지원 예고에 삼권분립 훼손 지적

이번 국회의장 경선은 민주당 당헌·당규 개정으로 기존 의원 투표에 권리당원 투표가 20% 반영돼 치러진 첫 선거였다. 앞서 여론조사에서 박지원 의원이 높은 인지도를 보여, 3파전 구도 속 결선투표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조정식 의원이 1차 투표에서 과반을 득표하며 결선 없이 당선됐다.
조정식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과 정치적 생사고락을 함께 한 대표적 ‘친명’으로 꼽힌다. 이재명 당대표 1기 지도부에서 첫 사무총장을 맡아 2024년 4월 총선까지 당 살림을 책임지기도 했다.
경선 과정에서도 조 의원에 대한 ‘명픽’이 작동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앞서 2025년 12월 이 대통령은 조 의원을 대통령 정무특보로 위촉했다. 당시는 조 의원이 이미 국회의장 경선 출마 의지를 밝힌 시점이라, 이 대통령이 조 의원에 힘을 실어준 것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됐다.
5월 11일에는 이 대통령이 본인의 소셜미디어(SNS)에 ‘선호투표제’ 논의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국회의장은 조정식’이라는 문구가 포함된 지지자 글을 공유하기도 했다. 조 의원도 이 대통령과의 인연·호흡을 부각하며 의원들과 당원들을 적극 공략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의원 당 사무총장 때 공천을 받은 초선 의원들이 조 의원을 적극 도왔다고 한다.
‘명픽’이 없었더라도 조 의원 선출 가능성이 가장 높았다는 분석도 있다. 조 의원은 당내 최다선으로 이번이 국회의장 세 번째 도전이었다. 앞서 21대 국회에서 출마했다가 낙선했고, 22대 전반기에도 경선에 나섰다가 추미애 전 의원 지지를 선언하며 후보 사퇴를 했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국회의장은 최다선이 하는 관례가 있다. 또한 세 번째 도전이라는 ‘동정표’도 반영됐을 수 있다”고 전했다.

첫 번째 관문은 후반기 국회 원 구성이 될 것으로 보인다. 조 의원은 “6월 내 원 구성을 신속히 완료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이 지선 이후 원 구성에 협조하지 않으면 민주당이 17개 상임위원장을 모두 가져갈 가능성도 점쳐진다. 조 의원은 의장 경선 때 “국민의힘이 제대로 일하지 않으면 민주당이 상임위원장을 모두 가져와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우원식 의장이 끝내 통과시키지 못하고 무산된 개헌도 후반기 국회에서 다시 추진될 전망이다. 조 의원은 “후반기에 즉시 개헌특위를 구성해 국민적 합의와 야당의 협력을 이끌어 내겠다”고 했다. 이외에도 조 의원은 조작기소 특검법 처리, 검찰 보완수사권 문제가 담긴 형사소송법 개정 등도 처리해야 한다.
조정식 의원은 “집권여당 출신 국회의장으로서 정청래 당대표, 한병도 원내대표와 긴밀히 협의·협력하면서 속도감 있고 성과 있는 국회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를 두고 행정부를 견제해야 하는 입법부가, 오히려 행정부에 종속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국회법에 따르면 국회의장은 정치적 공정성·중립성을 위해 탈당하고 무소속이 된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국회의장은 입법부 수장으로 여야 협치를 이뤄내야 한다. 그럼 취임 일성으로 찾아야 할 협력 대상은 이재명 대통령이나 정청래 대표가 아니라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라며 “민주당과 조 의원은 조희대 대법원의 삼권분립 훼손을 운운하기 전에 스스로를 먼저 돌아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입법부 수장은 행정부를 견제하고 다양한 목소리를 조율하는 심판이지, 특정 진영의 공격수가 아니다. 이재명 정부 성공을 돕겠다는 각오보다, 국민 모두의 국회를 만들겠다는 공적인 다짐이 우선돼야 한다”며 “조정식 신임 국회의장은 ‘명심’이 아닌 ‘민심’을 받드는 입법부 수장이 되길 바란다”고 직언했다.
한편 국회부의장 후보로는 민주당 몫의 4선 남인순 의원이, 국민의힘에선 4선 박덕흠 의원이 각각 선출됐다. 조 의원과 남 의원·박 의원이 국회 본회의 표결을 거쳐 국회의장과 국회부의장으로 확정되면, 22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단 구성이 완성된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