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산업 “과거 비정상 운영 현재까지 이어진 듯 왜곡” vs 트러스톤 “상법상 주주권 횡사에 범죄 프레임”

트러스톤은 해당 서한에서 명칭을 불문하고 그룹 차원의 의사결정·조율 기구 일체를 ‘경영협의회’로 통칭했다. 이어 복수의 언론 보도와 수사·재판 기록을 근거로 경영협의회가 늦어도 2014년부터 서울 광화문 흥국생명빌딩에 사무실을 두고 운영됐으며, 산하에 전략·홍보 및 인수합병(M&A) 관련 조직을 두고 약 2조 5000억 원 규모의 인수합병을 총괄하는 것으로 보도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기구가 태광산업의 정관·사업보고서·기업지배구조보고서 등에 등장하지 않는다며 ‘유령과도 같은 기구’라고 주장했다.
태광산업은 트러스톤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명백한 허위 사실 적시라며 반박했다. 기존 경영협의회가 지난해 8월 ‘경영지원협의체’로 명칭과 운영체계를 개편해, 현재 ‘경영협의회’라는 조직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현재 협의체 또한 계열사 간 시너지 창출과 업무 조율을 담당할 뿐 개별 회사의 경영 판단을 대신하는 조직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다만 태광산업은 김기유 전 경영협의회 의장이 그룹 경영을 총괄하던 당시 경영협의회가 사실상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했던 점은 인정하면서, 트러스톤이 과거 김 전 의장 시절 비정상적인 운영 방식을 끌고 와 현재까지 이어지는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이어 트러스톤이 실체 없는 외부 기구의 개입을 전제한 채 회계장부 열람등사 청구와 주주대표소송, 임시주총 소집 요구 등을 내세워 이사진을 압박한 행위 자체가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에 해당한다고 고소 이유를 밝혔다.
태광산업 관계자는 “트러스톤은 근거 없는 주장과 의혹 제기로 정상적인 경영 판단과 투자 활동을 반복해서 방해하고 있다”며 “이는 건전한 주주권 행사의 범위를 벗어난 남용으로, 회사와 다수의 일반 주주에게 막대한 피해를 초래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러스톤은 2021년 지분 5%를 확보한 이후 줄곧 배당 확대와 자사주 소각 등 적극적인 주주환원을 요구해왔다. 지난 7월 공개서한에서 최근 20년 평균 배당성향이 약 1%라며 2030년까지 배당성향을 40%로 높이는 로드맵을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회사가 보유한 약 24%의 자사주를 상당 부분 소각하는 등 구체적인 처리 방안을 마련하라고 요구도 내놨다. 이와 함께 극히 적은 유통주식 수와 낮은 거래량을 개선하기 위해 5대 1 이상의 액면분할 또는 무상증자도 요구했다.
반면 태광산업은 사업구조 재편과 신규 투자 등을 통한 중장기 기업가치 제고에 무게를 두면서 양측의 시각차가 이어졌다. 태광산업에 따르면 트러스톤은 주식을 지속 처분해 올해 6월 말 기준 지분율이 1.3%로 낮아진 상태다.
트러스톤 측은 태광산업의 형사 고소와 주주권 남용 주장에 반발했다. 트러스톤 관계자는 “상법이 주주에게 부여한 회계장부 열람등사와 대표소송, 임시주총 소집 청구를 행사하겠다고 알린 것을 ‘위력’으로 모는 것은 주주권 행사 자체를 범죄 취급하는 셈”이라며 “경찰 수사에 성실히 임하겠다. 오히려 수사 과정에서 경영지원협의체의 구성원과 회의 기록, 계열사에 대한 지시 내역 등이 명확히 드러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정동민 기자 workhar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