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로부터 기관주의·경고 받아, ‘내부 적발’이 감경 사유인 듯…삼성증권 “내부점검 더욱 강화”

전직 지점장인 자산관리사(PB) A 씨는 고객 세 명의 계좌로 국내외 주식 213종목을 1만 440회 매매했다. 이 중 7017회, 매매 대금 1조 4000억 원은 신용융자 주문이었다. 나머지 3423회, 8000억 원은 현금 주문이었다. A 씨는 고객 동의 없이 기억해 둔 계좌 비밀번호를 주문시스템에 입력했다. 고객은 이자 5억 4000만 원을 부담했다.
A 씨가 근무한 센터의 관리지점장 등은 과도한 차입과 이해하기 어려운 매매 양상을 이유로 감사부서에 조사를 요청했다. 감사부서의 조치가 늦어져 제보부터 감사까지 일임매매 1조 2000억 원과 부당권유 381억 원 등이 추가로 발생했다.
금감원은 내부감사 결과보고서, 내부감사 일지, 징계양정 매뉴얼, 징계위원회 녹취록 등이 포함된 7건의 허위자료 제출해 검사업무를 방해했다고 판단했다.
내부감사일지 엑셀파일에서는 현지조치로 끝난 A 씨의 불초청 투자권유 지적을 삭제했다. 인사카드에는 A 씨의 조치내역 16건 중 3건만 적었다. 징계위원회 녹취록도 담당 임원 지시로 금감원 검사반 제출용을 따로 만들기도 했다. 금감원은 특혜·내부통제 미흡을 드러낼 내용이 삭제됐다고 봤다.
또 금감원은 A 씨 등 직원들이 손실이 나는 거래를 이익이 나는 것처럼 설명한 사례를 56회, 499억 6000만 원으로 집계했다. 사전 의사 확인 없이 방문·전화로 매매를 권한 거래는 305회, 685억 3000만 원이었다. 금융위는 허위사실 고지·불초청 투자권유 중 일부를 법 위반으로 보기 어렵다며 제외했다.
A 씨는 주식담보대출 경험이 없는 고객에게 해외주식 매수와 함께 요청하지 않은 대출을 권해 두 차례 40억 8000만 원을 빌리게 했다. 다른 지점의 수석 PB B 씨는 매수를 거부한 초고령 고객에게 계속 권유해 1억 6000만 원어치 주식을 사게 했다.
수석 PB C 씨 등은 중위험 성향 고객 등에게 부적합한 고위험 상품을 677회, 813억 6000만 원 규모로 권유했다. A 씨는 준법감시인 심의 없이 펀드 광고 이메일을 보내며 다른 유사 펀드의 수익률 40.36%를 해당 펀드의 성과처럼 기재했다.
다만 금융위는 감사위원 직무수행을 현저히 저해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감사위원회 정보 제공과 금감원 감사업무보고서 관련 지적을 제외했다. 이는 7건의 허위자료 제출과는 별개의 사안이다.

일임매매 관련해서는 과거 조치 사례, 감독당국 인지 전 회사의 위반행위 적발, 고객 탄원서 등이 고려됐다. A 씨 제재도 면직 상당에서 정직 6개월로 낮아졌다. 불완전판매에서는 개인의 위반행위에 대한 회사 책임과 제재의 비례·형평성 등을 반영했다.
삼성증권은 거점점포 검사에서 자체 징계 수준·시기를 두고 당국과 이견이 생긴 것으로 알려졌다. 약 10개월간 제재심의위원회·증권선물위원회·금융위 논의를 거쳐 제재가 낮아졌다는 후문이다.
기관경고로 발행어음 인가 결격 문제가 해소됐고, 금융위는 9월 9일 삼성증권의 단기금융업을 인가했다. 국내 여덟 번째 사업자다.
노종화 변호사(경제개혁연대 정책위원)는 “불완전판매 행위의 성격과 규모 등을 고려하면 당초 금감원이 상정한 수준의 기관제재가 필요했던 사안”이라며 “감독당국이 인지하기 전에 회사가 위반행위를 적발한 점이 감경 사유로 반영된 것으로 보이지만, 고질적으로 반복되는 불완전판매의 심각성을 더 중요하게 고려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이미 제재조치가 완료된 사안으로, 금융당국의 지적사항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같은 유형의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내부점검을 더욱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호민 기자 donkyi@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