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손혜원과 손잡고…조해진 매주 지역구 활동…이재오 “출마는 무슨” 유튜브 소통만
21대 총선이 1년 가량 남은 시점에서 재수에 도전하는 이들이 남다른 각오를 다지고 있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전경. 박은숙 기자.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대 총선 직전 ‘컷오프’됐다. 당시 ‘친문(친문재인)’으로 알려진 그가 컷오프된 것에 정치권은 술렁였다. 정 전 의원의 지역구였던 서울 마포을은 손혜원 의원이 넘겨받았다. 정 전 의원은 손 의원의 선거 유세장을 따라다니며 당선에 힘을 실어줬다. 그리고 정 전 의원은 손 의원이 당선된 뒤에도 마포을과 인연을 이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요즘 정 전 의원과 손 의원이 마포 행사에 같이 나타난다더라. 손 의원이 21대 출마할 마음이 없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고, 정 전 의원이 자연스레 지역구를 넘겨받는 모양”이라고 밝혔다. 이후 손 의원의 목포 논란이 터졌고 그는 민주당을 탈당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선 “손 의원의 자리를 정 전 의원이 다시 되찾는 것 아니냐”는 말들이 나왔다.
정 전 의원은 21대 총선 출마를 위해 지역구 관리는 물론, 방송과 유튜브 활동에도 집중하고 있다. 팟캐스트와 라디오는 물론 종편의 시사 프로그램에 패널로 출연하며 존재감을 알렸다. 트위터와 자신의 유튜브 ‘정청래TV떴다!’에서 한국당에 대한 비판 메시지를 전달하며 유권자들과 꾸준히 접점을 넓혀가고 있는 중이다.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은 20대 총선을 앞두고 ‘유승민계’ 의원들을 공천에서 배제시켰다. 이들 중 조해진 전 의원은 무소속으로 20대 총선에 출마했으나 낙마했다. 이후 바른정당으로 입당, 탈당하고 최근에는 한국당 복당을 신청했다. 그러나 지역위원회의 거센 반발에 부딪힌 상태다. 이의제기 신청까지 했으나, 한국당 지도부는 아직까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조 전 의원 역시 21대 총선을 준비 중이다. 기자가 조 전 의원에게 전화 통화를 시도한 14일, 그는 기차를 타고 자신의 지역구였던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으로 이동하는 중이었다. 조 전 의원은 “지금도 지역구에 내려가고 있다”며 “지난 20대 총선 끝나고서부터 계속 매주 지역에 내려가며 준비를 해왔다. 21대 총선을 위해 지역민들과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 전 의원은 그동안의 근황을 묻는 질문에 “방송 출연 등을 하며 계속 이름을 알려 왔고 SNS 활동을 이어오며 유권자, 주민들과 꾸준히 소통했다”며 출마 의지를 밝혔다. 그는 ‘한국당이 아닌 무소속 출마 가능성’에 대해 “그건 그때 가서 판단해야 하지 않겠느냐. 지금 가정해서 이야기하긴 어렵다”라며 “(같이 탈당하고 같이 복당 신청을 한) 류성걸 전 의원과도 입당에 있어선 같은 입장으로 서로 의견 교환을 계속 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지역에서 재선까지 하며 여러 일들을 벌려 놓았다. 필요한 중요 사업들을 추진해야 한다. 주민들이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 지역 기반을 20년 넘게 다져 왔는데…”라고 말했다.
비례대표 10번으로 19대 국회에 입성한 김광진 전 민주당 의원은 20대 총선 경선에서 탈락했다. 그는 현재 대통령소속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 사무국장을 지내고 있다. 김 전 의원은 21대 총선 출마 의중을 묻는 질문에 “현재 제가 공무원이다 보니 답을 하긴 어렵다. 아직 어떻게 될지 모르고 코멘트 하기 좀 그렇다”고 답변을 피했다.
김 전 의원은 “제가 있던 그 지역구(전남 순천)는 전략공천을 하는 곳은 아니다. 당에서 (전략공천 등) 어떻게 하냐 마냐는 중요한 상황은 아닌 것 같고, 만약 하게 된다면 경선을 치르지 않겠느냐”라며 “제가 민주당에서 나가 있는 것도 아니고, 아직 민주당 소속이다 보니 민주당으로부터 러브콜 등이 오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출마 가능성을 부정하진 않았지만, “그 의중을 공개적으로 표출하긴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19대 국회에서 비례대표를 지낸 장하나 전 민주당 의원은 21대 총선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물론 정치를 해야 한다는 마음은 가지고 있다. 다만 금전적인 문제가 가장 크지 않겠느냐”라며 “한국 정치는 금권정치가 큰 장벽”이라고 밝혔다.
과거 장 전 의원은 기자에게 “20대 총선을 공천받기 어려웠다. 술자리 등을 통해 당 관계자들과 접촉했어야 했는데, 임신으로 어려운 점이 많았다”고 토로한 바 있다. 장 전 의원은 20대 총선 전, 고용진 의원과 경선 경쟁을 벌였지만, 결국 탈락했다. 이후 장 전 의원은 ‘정치하는 엄마들’이라는 단체의 간판으로 활발한 활동을 벌였다. 특히 박용진 민주당 의원의 ‘사립 유치원 비리 폭로’와 함께 장 전 의원은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고, 언론과의 접촉도 이어가고 있다.
장 전 의원은 “정치하는 엄마들의 활동은 총선만을 위한 것은 아니지만, 당선됐다고 정치활동 하고 낙선됐다고 정치 안 하는 게 더 이상한 것 아니냐”라며 “21대 총선에 마음은 있고, 동시에 정치활동도 열심히 하고 있다”고 했다.
문병호 전 국민의당(현 바른미래당) 의원은 20대 선거에서 인천 부평갑에 출마했으나, 정유섭 새누리당 의원과 26표차를 내며 낙선했다. 지난해 6‧13 지방선거에서 인천광역시장으로 출마했으나, 여기서도 낙선했다. 문 전 의원은 21대 총선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그동안의 근황을 묻는 질문에 “그간 중앙당에서 활동을 많이 했었다. 이제는 총선이 1년 남았으니 지역구 활동을 하며 지역 기반을 다질 때”라고 밝혔다.
하지만 “그런데 지금 어떻게 될지 잘 모르겠다. 바른미래당과 저랑 정체성이 잘 맞지 않는 부분도 있고, 당이 지금 안정되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민주당 또는 민주평화당으로 입‧복당 후 출마할 가능성에 대해선 “그것도 아직 잘 모르겠다”고 했다.
친이계(친이명박계)의 ‘좌장’인 이재오 전 의원(현 자유한국당 상임고문)은 20대 총선 직전, 새누리당 공천에서 탈락했다. 그는 이에 반발하며 새누리당을 탈당했고, 서울 은평을에 무소속으로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이후 19대 대선을 앞두고 늘푸른한국당을 창당, 대선에도 출마했다. 12위라는 성적표를 받고 대선에 좌절한 그는 이후 뚜렷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유튜브 채널 ‘와이러니’를 운영하며 목소리를 내는 것이 전부였다.
최근 그가 언론에 노출되는 빈도수가 부쩍 늘어났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보석 때문이다. 그러나 21대 출마를 위한 지역구 활동은 눈에 띄지 않는다. 이 전 의원은 “출마 안 할 거다. 확정은 아니지만, 지금 주변 여건이…(좋지 못하다)”라면서도 “당의 필요에 따라 제가 출마해야 한다면 모르겠지만, 지금으로선 아니다”라고 가능성을 열어놨다.
‘유튜브가 총선을 위한 것이냐’라는 질문에는 “선거용은 아니다. 나라가 하도 어려우니 그동안의 경험과 생각, 정치철학을 국민들에게 알리는 것”이라며 “정치적 노하우가 있는데 매일 방송국에 출연할 수도 없는 것이니 유튜브를 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수진 기자 sj109@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