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행히 경미한 부상만 입어…이들 중 한 명 팔 골절로 박은 티타늄이 전도체 역할
폭우가 쏟아지는 날 잠시 나무 아래서 쉬다가 벼락을 맞은 세 남매가 있다. 영국에 사는 레이첼, 이소벨, 앤드류 잡슨 세 남매는 얼마 전 자전거를 타고 길을 가던 중 화장실에 들르기 위해 잠시 나무 아래 멈췄다. 다시 출발하기 전 기념으로 셀카를 찍기로 했던 남매는 다정하게 스마트폰 카메라를 향해 미소를 지어 보였다.


남매가 이렇게 넘어진 이유는 바로 벼락 때문이다. 이소벨(23)은 “사진을 찍었을 때 시간은 정확히 17시 5분이었다”면서 “셔터를 누른 순간 갑자기 모두 땅바닥에 쓰러졌다. 그리고 고음의 윙윙거리는 소리 외에는 아무 소리도 들을 수 없었다. 오른팔 전체가 저려서 움직일 수도 없었다”고 회상했다. 레이첼 역시 이 상황에 대해서 “우리는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고 있었다. 그런데 순간 바닥에 쓰러지고 말았다. 나는 혼란에 빠졌고, 내 여동생과 나는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며 끔찍했던 순간에 대해 설명했다.
구조대원들이 오기 전에 지나가는 행인들의 도움을 받아 무사히 병원으로 이송된 남매는 다행히 경미한 부상만 입은 채 몇 시간 후 퇴원할 수 있었다. 이소벨은 “나는 허벅지와 배에 화상을 입었고, 나와 언니의 몸에는 번개 모양 같은 자국이 남았다. 팔에는 감각이 없었다”고 말했다.

최근 영국에서는 곳곳에서 번개를 동반한 폭우가 쏟아지는 지역이 많아 물난리를 겪고 있다. 런던의 일부 지역은 하루 만에 평균 한 달치 강우량이 기록되기도 했다. 영국 왕립사고예방협회에 따르면 영국에서는 매년 약 30~60명이 벼락을 맞고 있으며, 이 가운데 평균 세 명이 사망한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