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송이 “이길 수 있다는 확신 심어줘”…양효진 “언니 없는 대표팀 상상하기 싫어”
양효진은 이전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한 살 위인 김연경을 인생의 동반자라고 표현했다.
“연경 언니랑은 한 살 차이밖에 안 나지만 항상 나한테는 든든한 존재였다. 대표팀에 들어가면 항상 연경 언니와 룸메이트를 했을 정도로 살갑게 지냈다. 언니 없는 대표팀은 상상하기도 싫다. 그래서 언니와 대표팀의 처음과 끝을 같이 하기로 했다. 대표팀 은퇴는 비슷한 시기에 할 것 같다.”
양효진은 김연경이 대표팀에서 어떤 역할을 해왔는지 올곧이 지켜봤다. 때로는 비난의 중심에서 자기 목소리를 내며 가슴앓이를 했던 김연경 옆에서 그는 조력자의 역할을 마다하지 않았다.
“대표팀이 세대교체의 변화를 이루는 과정에서 언니는 많은 걸 감당하고 인내해왔다. 그 노력을 알기 때문에 언니에 대한 소중함이 더 커진 것 같다. 대표팀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쉬웠던 적이 없었다. 그 속에서 생존하고 지켜가고 성적을 냈던 부분은 연경 언니가 존재했기 때문이다.”
한송이는 김연경보다 4살 위다. 그러나 대표팀에서 김연경을 만났을 때 김연경이 후배라는 생각이 들지 않게 만든다는 것. 그만큼 김연경이 어른스럽고 당당한 리더십을 보인다는 이야기다.
“연경이는 단순히 배구만 잘하는 선수가 아니다. 그는 코트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동료 선수들에게 큰 힘을 주고, 상대팀 선수들한테는 부담을 주는 카리스마의 소유자다. 국제대회를 치르다보면 예상하지 못한 변수들을 경험하는데 그럴 때마다 연경이가 앞에서 리드하며 선수들을 하나로 뭉치게 해준다. 연경이가 코트에서 버티면 다른 선수들도 버티는 것이고, 연경이가 할 수 있다고 외치면 선수들은 그 어려운 숙제들을 해낸다. 연경이는 선후배들에게 ‘우리가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준다. 그건 어느 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 존재감이고 신뢰인 것이다.”
한유미 해설위원은 이번 올림픽을 통해 또 다시 김연경이 얼마나 대단한 선수인지를 실감했다고 말한다.
“연경이가 전성기 때의 기량을 발휘하는 건 아니지만 여자배구에 엄청난 힘이 되고 있다는 사실이 눈물겹도록 고맙다. 그 친구는 은퇴할 때까지 배구계에 선한 영향력을 미치다 코트를 떠날 것 같다. 팀 스포츠가 한 선수한테 쏠리는 게 바람직하지 않을 수 있지만 지금의 여자배구에 김연경이 없다는 건 상상하기 어렵다. 김연경 덕분에 선수들이 기 죽지 않고 도쿄올림픽에서 일본, 터키를 상대로 멋진 경기를 펼쳤다. 그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연경이가 정말 대단한 일을 해냈다.”
이영미 스포츠전문기자 riverofly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