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비 콕스 감독 158차례 퇴장 역대 최다 기록…통산 504승으로 빅리그 최다승 4위
콕스는 2010년까지 29년간 감독 생활을 하면서 연평균(정규 시즌) 5.4회씩 퇴장을 당했다. 포스트시즌에서도 세 차례나 퇴장 기록을 남겨 이 카테고리에선 독보적인 존재감을 자랑한다. 그러나 화려한 퇴장 경력과 별개로 MLB에서 손에 꼽히는 명장으로 추앙받고 있다. 선수로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는데, 지도자 경력만으로 MLB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을 정도다.
감독 커리어 29년 중 25년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서 보낸 콕스는 월드시리즈 우승 1회, 내셔널리그 우승 5회, 14년 연속 지구 우승을 이끌면서 당대 최강팀이었던 애틀랜타의 전성기를 지휘했다. 단장 경력 5년까지 포함하면 애틀랜타에 몸담은 기간만 총 30년이다. 애틀랜타가 그의 등번호 6번을 영구결번으로 지정한 이유다. MLB 올해의 감독상도 총 4회 수상했다. 애틀랜타가 소속됐던 내셔널리그에서 세 차례 선정됐고, 1985년에는 만년 꼴찌팀이던 토론토 블루제이스를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우승으로 이끌어 아메리칸리그 최고의 감독으로 뽑혔다.
불명예일 수도 있는 퇴장 기록 역시 콕스 감독을 '명장길'로 이끈 비결 중 하나다. 그는 애틀랜타 감독 시절 "선수가 퇴장당하는 것보다 내가 퇴장당하는 게 경기에 악영향을 덜 미친다"는 명언(?)을 남기기도 했다. 실제로 콕스는 소속팀 선수가 심판 판정에 불만을 품고 항의하기 시작하면, 재빨리 더그아웃에서 뛰어나와 더 격렬하게 항의한 감독으로 유명했다. 자신이 더그아웃을 떠나는 상황이 오더라도, 직접 경기를 뛰는 선수가 면죄부를 받는 게 낫다는 '선수 보호 차원'의 전략이었다.
또 다른 MLB 명장인 얼 위버 감독도 콕스 감독과 같은 지론을 갖고 있었다. 위버 감독은 볼티모어 사령탑 시절, 정규시즌 경기도 아닌 시범경기에서 심판에게 말도 안 되는 트집을 잡고 항의하다 퇴장당한 적이 있다. 어이없어 하며 이유를 묻는 심판에게 그는 "이것도 내게는 시즌 준비 중 일부"라고 말했다고 한다.
배영은 중앙일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