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스토어 합종연횡 통해 경쟁력 높이기…몸값 거품론 SK쉴더스 외연 확장이 고민
#IPO 출사표 던진 ‘원스토어·SK쉴더스’
지난 2월 25일 SK스퀘어는 2021년 11월 출범 이후 2개월(11~12월)간 연결 실적이 매출 1조 1464억 원, 영업이익 4198억 원, 당기순이익 3632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연결 매출에는 SK쉴더스, 11번가, SK플래닛, 티맵모빌리티, 원스토어 등 자회사 매출과 SK하이닉스 등의 지분법 평가 손익이 반영됐다. SK스퀘어는 출범 이후 가상자산거래소 코빗(873억 원), 3D 디지털휴먼 제작사 온마인드(80억 원), 애그테크 기업 그린랩스(350억 원)에 총 1303억 원을 투자했다. 앞서 SK텔레콤은 통신 사업을 담당할 SK텔레콤과 ICT(정보통신기술)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SK스퀘어 등 2개 회사로 인적분할을 단행했다.
SK스퀘어는 ICT 자회사의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IPO에 나설 계획이다. 첫 타자인 원스토어는 시가총액 1조 원을 넘기면 적자 기업도 한국거래소에 상장할 수 있는 특례제도를 활용해 오는 5월 상장할 전망이다. 지난해 3월 4일부터 한국거래소는 미래 성장형 기업의 상장 요건을 완화하는 내용의 코스피 상장규정을 시행하고 있다.
지난해 6월 원스토어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도이치텔레콤 투자전문회사인 DTCP로부터 총 168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1주당 4만 8447원으로 시가총액은 1조 419억 원을 기록했다. 앞서 지난해 3월 KT와 LG유플러스로부터 각각 210억 원, 50억 원을 투자받은 바 있다. 당시 1주당 3만 8900원, 시가총액은 8089억 원으로 평가받았다. 원스토어는 3개월 만에 몸값을 약 25%나 늘리는 데 성공하면서 시가총액 기준을 충족해 상장을 준비할 수 있었다. 지난해 11월 원스토어는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했고, 조만간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SK쉴더스(옛 ADT캡스)가 두 번째 타자로 나설 예정이다. 지난 1월 5일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했다. 앞서 지난해 10월 SK쉴더스는 프리IPO에 나섰지만, 현재까지 성적은 신통치 못하다. 당시 SK쉴더스의 2대 주주이자 재무적 투자자(FI)인 맥쿼리인프라자산운용 컨소시엄(37.4%) 지분 중 일부와 신주를 포함해 지분 약 10%를 매각할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 SK텔레콤과 맥쿼리자산운용은 ADT캡스 경영권을 함께 인수했다. 최대주주는 지분 62.6%를 소유한 SK텔레콤이고, 맥쿼리자산운용이 ADT캡스 인수를 위해 설립한 블루시큐리티인베스트먼트가 잔여 지분 37.4%를 보유 중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SK쉴더스의 프리IPO 시도는 상장 전 기업가치를 최대한 끌어올리고, 기존 FI 지분을 매각해 부담을 덜려는 의도”라며 “다만 프리IPO가 실패하면 시장에선 부정적 시그널로 받아들이고, IPO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말했다.
#IPO 성공까지 산 넘어 산…
원스토어와 SK쉴더스의 경쟁력을 두고 시장의 의견이 엇갈린다. 원스토어는 앱마켓 시장 1·2위인 구글·애플을 상대로 경쟁력을 증명하기 쉽지 않다. 실제 한국모바일산업연합회에 따르면, 2020년 국내 모바일 앱 매출액(7조 5215억 원) 중 구글 플레이스토어를 통한 매출액이 5조 47억 원(66.5%), 애플 앱스토어 1조 6180억 원(21.5%)으로 전체의 88%를 차지했다. 원스토어 매출액은 8826억 원(11.7%)에 그쳤다. 실적도 비슷한 처지다. 원스토어는 2016년 6월 출범 이후 2019년까지 적자를 냈다. 그나마 2020년 당기순이익 19억 5247만 원으로 첫 흑자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1552억 원, 영업손실은 9억 5900만 원으로 집계됐다.
원스토어는 경쟁력 제고를 위해 합종연횡을 택했다. 2대 주주인 네이버(25%)의 자회사 라인과 손을 잡고 일본·동남아 시장 진출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MS, 도이치텔레콤 등과 협력해 미국, 독일 등으로도 사업을 확장할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지난해 8월 원스토어는 한국 모바일 앱마켓을 넘어 ‘글로벌 멀티OS 콘텐츠 플랫폼’으로의 성장하겠다는 비전을 발표했다. 이를 위해 MS는 원스토어에 출시하는 게임 개발사를 대상으로 애저 클라우드 이용 혜택을 제공할 계획이라 밝혔다. 텐센트와는 모바일과 PC를 넘나들며 콘텐츠를 즐기는 크로스 플레이를 선보이겠다는 구상을 내놓았다.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으며 대형 게임사를 유치했다.
원스토어는 지난해 통과된 ‘구글갑질방지법’(인앱결제강제금지법)’이 글로벌 시장 진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판단했다. 지난해 8월 이재환 원스토어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국회에서 추진 중인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의 통과는 원스토어 입장에서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며 “현재 애플 앱스토어는 iOS 월드이지만, 최근 미국의 주정부나 상원에서 애플 플랫폼에 제3자 앱마켓을 허용해야 한다는 이야기들이 지속해서 나오고 있는 만큼 향후 상황의 변화에 맞춰 가장 먼저 대응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원스토어 관계자는 “상장 관련해 공식적으로 답변드릴 수 있는 부분이 없지만, 현재 문제없이 잘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SK쉴더스는 외연 확장이 고민거리다. SK텔레콤, SK(주), SK네트웍스서비스 등 SK그룹 계열사를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다. 실제 2020년 3분기 SK인포섹 별도 누적 매출(2228억 원) 중 60%(1348억 원)가 SK그룹 내 일감에서 발생했다. 그나마 지난해 3월 ADT캡스와의 합병을 통해 내부거래 비중을 낮추고 외형을 확대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SK쉴더스의 2021년 3분기 누적 매출은 1조 1172억 원이고, 내부거래 비중은 24%(2665억 원)다. 2021년 공시대상기업집단의 내부거래 비중(11.4%)보다 여전히 2배 이상 높은 수치다.
보안업계 1위인 에스원과 비교해 몸값 거품론까지 일고 있다. SK쉴더스가 목표로 하는 기업가치는 4조 원에 달한다. 2월 28일 기준 국내 보안업계 점유율 60%대로 1위인 에스원의 시가총액은 2조 6523억 원이다. PER(주가수익비율)은 약 17배다. 2020년 매출은 2조 2233억 원, 당기순이익은 1420억 원을 기록했다. 반면 지난해 3월 합병하기 전 ADT캡스와 SK인포섹의 매출액 합계는 1조 1500억여 원, 당기순이익은 1130억여 원이다. PER 17배로 단순 계산하면 SK쉴더스의 예상 시가총액은 1조 9210억 원에 그친다.
증권업계 다른 관계자는 “SK쉴더스가 단기간 내에 에스원과의 점유율 차이를 줄이기 쉽지 않지만, SK그룹 계열사 간 내부거래를 통해 이를 보완할 수는 있다”며 “보안업계가 B2B(기업과 기업 간 전자상거래) 사업 이외에 B2C(기업과 소비자 간 전자상거래)에서 실적을 끌어올리기 쉽지 않다. SK쉴더스가 모회사인 SK텔레콤을 통해 B2C 사업에서 성과를 낼 수 있다면 그 부분은 강점으로 보일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SK쉴더스 관계자는 “SK쉴더스는 라이프케어플랫폼 기업으로 변모했고, 앞으로 성장을 가속화할 예정”이라며 “IPO를 차질 없이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허일권 기자 onebook@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