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7개월째 휴재 만화 열렬한 팬, 최근 연재 재개 조짐…“오히려 스트레스 풀려 감사할 뿐”
타루에 씨는 헌터헌터의 열렬한 팬으로 알려졌다. 지난 2020년 “연재가 재개되는 날까지 ‘하루 1000번 감사의 정권 지르기’를 계속 한다”는 기획으로 호기심을 자극한 바 있다. 한국에서도 ‘정권지르기 아저씨’ ‘정권지르기 짤’로 유명하다. 아무 말 없이 진지한 표정으로 정권지르기를 하는 모습은 네티즌들의 웃음 포인트가 됐다.
일본 매체 ‘마이도나뉴스’에 의하면 “타루에 씨는 헌터헌터가 휴재될 때마다 비난 받는 상황이 안타까워 ‘감사의 정권지르기’를 시작했다”고 한다. 헌터헌터의 최강자 네테로가 했던 수련법에서 모티브를 따왔다.
1998년 ‘주간소년점프’에 연재를 시작한 헌터헌터는 치밀한 심리전과 흡입력 있는 스토리로 인기가 높은 만화. 반면 느린 연재로도 악명이 높다. 연재 기간보다 휴재 기간이 더 길 정도다. 2018년 11월부터 헌터헌터의 장기 휴재가 이어지자, 인터넷에서는 “일해라! 토가시”라는 비난 글들이 올라왔다. 타루에 씨는 “그래도 이렇게나 재미있는 만화를 그려줬지 않느냐”며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어서 정권지르기를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무술 경험이 없는 그였지만, 아마존에서 2만 원짜리 도복을 구입했다. 그리고 2020년 1월 16일부터 정권지르기의 날들이 이어졌다. 기한은 ‘헌터헌터의 연재가 재개되는 날’까지 할 요량이었다. 하루도 단련을 거르는 법이 없었다. 30대 후반인 타루에 씨는 “직장인이라 회식으로 늦어진 날에는 새벽 2~3시에도 정권지르기를 했다”고 전했다.
처음엔 말끔했던 도복은 해져서 너덜너덜해졌고, 어색했던 정권지르기는 이제 상당 수준에 도달했다. 2년 4개월 동안 정권지르기를 하면서 ‘왜 연재를 재개해주지 않느냐’며 화를 낸 적은 없었을까. 이에 대해 타루에 씨는 “전혀 없다”고 말했다. 오히려 “정권지르기를 하는 동안 스트레스가 풀렸다”는 것. 그는 “토가시 선생님에게는 감사한 마음뿐”이라고 했다.
마침내 그의 간절한 바람이 닿기라도 한 것일까. 5월 24일 “만화가 토가시가 트위터 계정을 개설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토가시는 트위터에 ‘일단 앞으로 4화’라는 글과 함께 작업 중인 원고 사진을 게재했다. 조만간 헌터헌터의 연재가 재개될 거라는 소문이 급속히 퍼져나갔고, 관련 게시물은 50만 명 이상이 리트윗하는 등 헌터헌터 팬들은 그야말로 축제분위기에 휩싸였다.
타루에 씨는 “말한 대로 헌터헌터의 연재가 재개되면 정권지르기를 그만둘 생각”이라고 한다. 한편으로는 “끝내는 것에 대해 아쉬운 마음도 없진 않다(웃음)”며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