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푸아뉴기니 토종 ‘후드 피토휘’ 깃털서 마비 유발 독소 검출
이 새의 독성이 전세계적으로 알려진 것은 불과 30여 년 전인 1990년, 조류학자 잭 덤바허가 이곳을 찾으면서였다. 당시 처음으로 ‘후드 피토휘’를 목격한 그는 이 사실을 까맣게 모른 채 손으로 새를 잡으려고 했고, 이 과정에서 그만 새의 부리에 손가락을 깨물리고 말았다. 순간 놀란 그는 본능적으로 손가락을 입에 대고 고통을 달랬다.
그런데 이게 웬일. 곧바로 입술과 혀가 마비되는 듯한 느낌이 들었고, 곧이어 불에 닿은 듯 타는 느낌이 들었다. 정체불명의 이 통증은 몇 시간 동안 이어졌다. 이유를 알지 못했던 그는 혹시 자신이 만진 새 때문이 아닐까 의심하면서 새의 깃털을 가져다가 입에 넣어 보았다. 그러자 역시 저리는 느낌이 들면서 통증이 시작됐다.
독조라고 확신한 덤바허는 이를 확인하기 위해 세계 최고의 과학자인 국립 보건원의 존 W. 데일리에게 검사를 의뢰했다. 그 결과 놀랍게도 새의 깃털에서 바트라코톡신이라는 독소가 검출됐다. 독성을 띠는 이 화합물에 중독될 경우에는 신경과 근육막에 마비 증상이 나타난다. 농도가 낮은 경우에는 저리거나 화상 정도의 통증에서 그치지만, 농도가 높을 경우에는 마비가 일어나거나 심한 경우에는 심정지 및 사망까지 이어질 수 있다.
후속 연구에 따르면 ‘후드 피토휘’의 피부와 깃털뿐만 아니라 뼈와 내장에서도 독성이 발견됐으며, 다만 농도는 현저히 낮은 수준이었다. 일반적으로 조류는 체내에서 독소를 직접 생산하지는 않고 독소를 함유한 딱정벌레를 통해 독소가 축적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출처 ‘아더티센트럴’.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