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높을수록 기혼일수록 행복도 저하 없어…디플레이션 빠진 일본 ‘중년 위기’ 심화 우려
#50세 전후로 행복도가 바닥인 이유
여러 가지 설이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이상과 현실의 차이를 깨닫게 되는 연령대라서 그렇다”는 설이다. 노스웨스턴대학의 슈반트 교수에 의하면 “젊을수록 장밋빛 미래를 꿈꾸고 생활 전체의 만족도가 지금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측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즉, 인생에 대한 기대치가 높은 상태라는 것. 하지만 “50세를 전후해 현실을 직시하게 되고, 그 실망으로 인해 행복도가 떨어진다”는 주장이다.
반면, 50세를 지나 고령이 될수록 낙관주의가 줄어든다. 장래 생활의 만족도를 낮게 예측하기 때문에 기대치와 실제치의 오차가 크지 않다. 이것이 곧 행복도를 끌어올리는 요인이 된다고 한다.
두 번째는 “50세를 전후해 부모 간병과 자녀 교육 등 이중 부담으로 인해 행복도가 저하된다”는 설이다. 50대는 간병이 시작되는 동시에 자녀가 대학에 진학해 금전적으로도 부담이 커지는 시기다. 또한 업무 면에서는 중간 관리직이라 스트레스가 적지 않아 행복도가 저하될 수 있다.
#행복 그래프가 일정한 사람의 특징
일본 매체 ‘프레지던트’는 “40~50대에도 행복도가 크게 떨어지지 않는 사람이 있다”고 전했다. 열쇠가 되는 요인은 두 가지라고 한다. 하나는 소득 수준이다. 네덜란드의 라이덴대학 연구팀이 ‘나이와 행복도의 상관관계가 소득 수준에 따라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검증했다. 분석 결과, 고소득층에 속할 경우 행복도가 거의 평평했다. 즉 50대에도 그래프가 크게 떨어지지 않았던 것.
한편 저소득층의 경우 연령에 따라 행복도가 하키스틱과 같은 모습을 보였다. 구체적으로는 50세가 될 때까지 행복도가 계속 떨어졌고, 저점을 찍은 다음 조금씩 행복도가 상승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결혼 여부도 행복도에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우자가 없는 사람보다 배우자가 있는 사람이 40대 후반~50대 후반 사이의 행복도 저하가 작았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일본 매체 ‘프레지던트’는 “결혼에 대해 ‘메리트가 없다’고 생각하는 젊은이들이 많지만, 실은 결혼의 긍정적인 효과가 가시화되는 것은 중장년기에 들어서면서부터”라고 전했다. 특히 배우자를 ‘인생 최고의 친구’로 인식하는 경우 그 효과는 배가된다.
요약하자면 50대의 행복도에 영향을 주는 주요 키워드는 ‘소득’과 ‘결혼’이다. ‘프레지던트’는 “일본의 경우 디플레이션으로 평균 연봉이 좀처럼 오르지 않고 있는 데다, 미혼율은 심각한 상황”이라며 “앞으로 인생의 슬럼프에 빠지는 ‘중년 위기’가 심화될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