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 주에서 아동 밀집지역 내 접근·거주 제한…재범 감소에 효과 없다는 지적도
#미국 주마다 다른 제시카법…150m부터 800m까지
제시카법은 연방법이 아니기에 주마다 내용이 조금씩 다르다. 가장 먼저 시행한 플로리다주는 아동 대상 성범죄자가 △학교 △보육시설 △공원 △운동장 △지정된 공립학교 버스 정류장 또는 어린이가 정기적으로 모이는 기타 장소에서 1000피트(약 300m) 이내에 거주를 금지한다. 오하이오·미시간주 등도 1000피트를 적용한다.
아이오와·앨라배마·오클라호마주 등은 2000피트(약 610m)이며, 일리노이·사우스다코타주 등은 500피트(약 150m)로 거리 제한 반경이 가장 좁다.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성범죄자가 유치원 및 학교로부터 0.25마일(약 400m) 이내에 거주하는 것을 금지한다. 고위험군 성범죄자에게는 0.5마일(약 800m) 이내 거주 금지로 가장 엄격하다.
#노숙인 된 성범죄자…위치추적 불가 등 부작용
미국에서도 성범죄자 거주 제한법의 위헌론, 실효성 문제가 제기됐다. 캘리포니아는 2006년 입법 시 약 10만 명의 성범죄자가 이사할 것으로 추산했고, 이로 인한 부작용을 우려해 소급 적용하지 않았다. 결국 법률 시행 이전의 성범죄자는 주거 제한 지역 내에 그대로 거주하게 돼 실효성 문제가 제기됐다.
새로운 주거를 얻지 못한 성범죄자들은 노숙자가 되면서 이들에 대한 위치추적 등이 이전보다 더 어려워지는 문제도 발생했다. 일부 성범죄자들이 모텔에 거주하는 상황도 발생했는데, 주거 이전 통보에 따라 한 성범죄자가 모텔에 머물렀는데 옆방에 아이들이 3명인 가족이 있는 사례까지 나타났다.
홍완식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밀집지역에서 성범죄 대상을 구하기가 어렵게 만드는 효과는 있을 수 있지만, 범죄 성향이 있다면 어디서든 범죄를 저지를 수 있다”며 “성범죄자들이 중소 도시로 가게 되면 그 지역이 위험해진다. 대상이 바뀔 뿐이지 범죄는 똑같이 일어난다”고 주장했다.
윤가현 전남대 심리학과 교수가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거주지 제한 정책의 효과에 의문을 제기한 연구들이 지속해 보고되고 있다”며 “이는 재범 감소의 효과를 가져다주지 못하는 대신에 오히려 의도하지 않았던 부정적 결과(교육, 취업, 치료 서비스, 사회적 지지 서비스 제한 등)가 나타나고 성범죄자들의 재범 가능성을 높여주기도 한다”고 밝혔다.
홍완식 교수는 “아동·청소년 위주로 보호하자는 생각으로 메건법(Megan's Law)이 나왔는데, 성인 여성 대상 성범죄 대책도 마련하자는 차원에서 성범죄자 추적 및 확인법(Pam Lychner Act)도 제정됐다”며 “일부 대상을 위주로 보호하는 것보다는 범죄로부터 안전한 지역, 나라를 만드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전했다.
노영현 인턴기자
이현이 인턴기자
임종언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