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치보복’에 한동훈 ‘개인비리’로 응수…2024년 총선 비롯 ‘선거 3연전’ 주요 변수

이 대표는 1월 30일 기자 간담회를 통해 향후 검찰 조사에도 응할 것이라는 의사를 내비쳤다. 이 대표는 “옳지 않은 일이지만, 내가 부족해 대선에서 패했기 때문에 그 대가를 치르는 것이라 생각하고 소환에 임할 것”이라고 했다.
다음날 한동훈 장관은 이 대표 발언을 즉각 반박했다. 한 장관은 1월 31일 “(이재명 대표 말은) 대선에서 이겼으면 권력을 동원해 사건을 못 하게 뭉갰을 것이란 말처럼 들린다”고 말했다. 아울러 한 장관은 “이 사건은 민주당 정권에서,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주로 불거진 의혹 관련 수사”라면서 “민주당과 관계없는 이 대표 개인 성남시장 시절 토착비리 수사”라고 했다(관련기사 이재명은 무사할까? 전직 성남·용인 시장 ‘오징어 게임’ 잔혹사).
이 대표 측은 대선 패배 이후 정치 보복 및 야권 탄압이라는 프레임에 초점을 맞추며 결백을 주장하고 있다. 한 장관은 이 대표 수사가 개인적인 토착비리 관련이며, 정치 보복과 무관한 법적 절차라는 점을 강조했다.

승부는 시작됐다. 한 장관의 핵심 전력은 검찰이다. 이 대표 소환조사 절차에 돌입한 검찰은 향후 기소 및 구속영장 청구 등을 위한 공성전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민주당 내부 단일대오를 구성하고 ‘야권 탄압’ 프레임을 고착화해 수성전에 나설 전망이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검찰이 향후 취할 수 있는 전략 경우의 수 중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타이밍”이라면서 “국회 회기 중 이 대표에 대한 기소 및 구속영장을 청구해 체포동의안을 상정할지, 아니면 회기가 아닐 때 기습적인 구속영장 청구를 진행할지 여부를 두고 전략적 노선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본질적으로 같은 사건이라도 시기와 전략에 따라 여론이 요동치는 파도의 높이가 달라질 수 있다”면서 “이 대표를 향한 수사망을 본격적으로 좁혀가고 있는 상황에서 검찰은 수사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자신들의 수사가 설득력이 있다는 점을 강력히 어필할 수 있는 방법을 선택하려 노력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한 장관과 이 대표 충돌은 윤석열 정부 임기 2년을 좌우할 분수령으로도 꼽힌다. 2024년 총선, 2026년 지방선거, 2027년 대선까지 이어지는 전국선거 3연전 판도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 뒤를 잇는다. 여권 관계자는 “누구에게 물어봐도 올해 가장 중요한 정치적 포인트 두 가지로 3월 8일 전당대회, 이재명 대표 검찰 수사를 꼽는다”면서 “검찰 수사에 따라 법원이 이재명 대표에게 죄가 있다고 판단할 경우 야권이 분열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만약 이 대표가 패할 경우엔 한동훈 장관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을 것”이라면서 “이미 한 장관 몸값은 당대표 차출론으로 상승궤도를 그린 바 있다. 이 대표와의 승부에서 승리를 했다고 판단될 경우, 단번에 체급을 올려 대선주자급으로 올라설 발판을 마련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내다봤다.

이 관계자는 “이 대표가 무죄를 소명해 정치 행보에 날개를 달 경우 한 장관은 책임론에 휩싸이면서 그 다음 정치행보를 이어가기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한 장관은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뒤 이 대표를 압박하는 것을 성장동력으로 삼아왔는데, 그 부분이 사라진다면 관료가 아닌 정치인으로서는 더 이상 성장하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했다.

“한동훈 장관이 승리할 경우 이재명 대표는 사실상 정치적 사망 선고를 받게 된다. 민주당 역시 분열과 혼란의 소용돌이가 불어 닥칠 것으로 보인다. 만약 이재명 대표 뜻대로 의혹과 관련한 사실이 없다고 돼버리면 거꾸로 한 장관이 역풍을 맞을 것이다. 한 장관 역시 정치적으로 퇴장을 해야 하는 상황에 부딪힐 수 있다.”
채 교수는 “이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과 1차전 대결이었던 대선에서 0.73%포인트 차이로 패했다”면서 “2차전인 총선 승리를 내다보며, 다음 대권을 노려야 하는 상황이다. 그리고 2차전을 치르기에 앞서 한동훈 장관과 정치 생명을 건 맞대결을 펼치게 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결국 이번 충돌은 이재명 대표가 다시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도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지, 아니면 한동훈 장관이 정치적 체급을 불릴 계기가 될지 판가름할 변곡점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채 교수는 양측의 충돌이 무승부로 끝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채 교수는 “만약 이 대표를 둘러싼 각종 수사 결론이 총선 이후로 넘어가게 되면 이 대결은 무승부 종결로 봐도 무방할 것”이라면서 “이 경우엔 총선 결과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는 상황이 된다”고 내다봤다.
이동섭 기자 hardout@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