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에 스웨덴 대사관 없어 영사 접근도 불가능…자진 월북 미군 돌려보낸 전례 없어”
태 의원은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미군 장병이 어떤 이유로 월북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며칠 지나면 자신이 잘못된 선택을 했다는 것을 금방 알게 될 것이다. 자유로운 사회에서 살던 사람이 북한에 관광객으로 들어가도 며칠이면 지나친 통제 때문에 숨이 막힐 지경인데 월북 미군 장병이라면 첫날부터 구금 생활이 시작되어 미칠 지경일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문제는 그가 후회하고 돌려보내 달라고 해도 그의 의사를 확인할 방법이 없다. 평양에서 미국의 영사업무를 하던 스웨덴 대사관도 코로나 때문에 임시 폐쇄된 상태이다. 그의 의사를 확인하려면 중국, 러시아, 베트남. 쿠바 등 공산권 국가 아니면 이란이나 시리아 같은 반미적인 나라 대사관을 통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북한으로서도 이번 월북 사건이 한미 핵협의그룹(NCG) 첫 회의가 열리고 미국 전략핵잠수함(SSBN)이 방한한 날에 일어나 미군의 체면을 구길 수 있는 호재를 만났다고 기뻐할 것”이라며 “설사 월북 미군 장병이 돌려보내 달라고 북한에 요구해도 돌려보내 줄지가 미지수이다. 지금까지 북·중 국경을 통해 밀입북한 미국인들은 돌려보낸 예가 있으나 자진 월북 미군은 ‘기술적으로 전쟁상태’에서 적군에 자진 투항한 사건이어서 돌려보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월북 미군 장병들의 사례를 보면 월북 미군 장병의 존재는 북한에도 장기적으로 가성비가 낮아 골칫덩어리일 수밖에 없다. 월북 미군 장병이 생기면 그 한 사람을 위해 전문 경호 및 감시팀이 꾸려지고 통역관을 배치해야 하며 전용 차량과 기사, 그가 머물 숙소 등을 챙겨야 한다. 그에게서 일부 군사정보는 얻을 수 있겠지만 직급이 낮아 큰 정보는 없을 것 같다”고도 했다.
또한 “지난 시기 월북한 주한 미군 장병들은 첫 몇 년간은 북한에서 거의 구금된 상태에서 철저히 세뇌 교육을 당한 후 북한군 정찰 장교들을 양성하는 군사대학인 ‘압록강대학’에서 영어 교사로 일했다. 그런데 막상 영어 교사로 일을 시켜 보니 북한 군사대학에서는 영국식 영어를 가르치는데 월북 미군 장병들이 수업 시간에 미국식 발음으로 가르치려고 하여 학생들이 혼란스러워했다. 후에 학생들은 영국식 발음을 계속하기로 정리했다”고 첨언했다.
태 의원은 “최근 북한이 한미의 대북정책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어 월북한 미군을 당장 돌려보낼 가능성은 낮다. 그래도 그의 인권을 위해 미국은 송환 협상을 벌여야 한다. 필요하다면 평양에 있는 외국 대사관을 통해 그에 대한 영사 접근도 시도해야 한다. 그의 가족들도 그의 송환 운동을 벌여야 하며 본인도 처벌을 두려워하지 말고 미국으로 돌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찬웅 기자 roone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