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벌새 살리는 데 시간과 돈 쏟아 “나도 새들 통해 새로운 삶 배웠죠”
아리다가 처음 벌새를 돌보기 시작한 건 2011년이었다. 당시는 그의 인생에 있어 가장 힘든 시기였다. 2년 전에는 남편을 잃었고, 자신도 대장암으로 투병하고 있었다. 매일매일이 우울하기만 했던 어느 날 길을 걷던 아리다는 다른 새의 공격으로 눈에 부상을 당한 채 고통스러워 하는 벌새 한 마리를 발견했다. 안타까운 마음에 무작정 새를 집으로 데려왔지만 돌보는 방법을 몰랐던 그는 그저 난감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수의사 친구의 도움으로 벌새를 살릴 수 있었던 그는 그 일로 인해 벌새들과 특별한 인연을 맺게 됐다.
아리다는 “내가 살린 첫 번째 벌새인 ‘구찌’를 통해 새로운 인생을 살게 됐다”면서 “내가 ‘구찌'의 건강을 되찾아주긴 했지만 오히려 ‘구찌’가 나를 살렸다”고도 말했다. 벌새를 통해 그간의 슬픔과 외로움을 극복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단지 시작에 불과했다. 그때부터 아리다는 벌새들을 구하는 데 온 힘을 바치기 시작했다. 그의 이야기는 친구들 사이에 퍼져나갔고, 친구들 가운데 일부는 부상을 입거나 버려진 벌새들을 그에게 데려오기 시작했다. 아리다는 이렇게 자신의 집으로 오게 된 벌새들을 한 마리도 외면하지 않았다. 새들을 보다 전문적으로 보살피기 위해 새들의 건강과 습성을 독학으로 공부해나갔다. 건강을 되찾은 새들은 멕시코시티 남쪽의 숲이 우거진 지역에 풀어주고 있다. 안타깝게도 목숨을 살리지 못한 새들은 그가 살고 있는 집 근처에 묻어준다.
그렇게 11년 동안 노하우를 축적한 그는 ‘벌새 전문가’라고 불리고 있으며, 벌새의 멸종 위기에 대한 인식을 촉구하기 위해 여러 행사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출처 ‘바이오기아’.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