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브리스톨 소문난 ‘고양이 펍’ 전세계서 고객들 몰려
2011년 12월, 루크 대니얼스가 문을 연 이 술집은 편안한 분위기와 맛있는 맥주 덕분에 빠르게 지역 주민들의 모임 장소로 자리매김했다. 모두들 이곳을 마음에 들어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사람들만 그런 게 아니었던 모양. 동네 길고양이들도 같은 생각이었는지 하나둘 이곳에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시작은 이랬다. 어느 날, 대니얼스는 페이스북 페이지에 아기 고양이 사진 한 장을 올리면서 “‘백 오브 네일스’에 아기 고양이가 있어요! 이보다 더 귀여운 존재가 있을까요? ‘말콤’을 만나보세요. 지금 모두 함께요”라는 글을 올렸다. 그리고 얼마 후 ‘말콤’의 뒤를 이어 다른 길고양이 ‘베레스포드’도 합류했다. 대니얼스는 고양이들의 방문에도 전혀 화를 내지 않았으며, 오히려 이 고양이들을 귀여워했다.
얼마 후 새끼 고양이들이 태어났고, 그렇게 고양이 가족들은 펍에서 가족처럼 계속 살았다. 하루가 다르게 길고양이들로 가득 차게 된 이 펍은 공식적으로 브리스톨의 ‘고양이 펍’으로 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대니얼스는 아예 “고양이와 맥주. 그게 우리가 하는 일이다”라고 홍보하기도 했다.
실제 현재 술집 곳곳에서는 카운터, 바 의자에 태연하게 앉아 있거나 누워 있는 고양이들을 볼 수 있다. 사람들처럼 고양이들도 저마다 다른 성격과 취향을 가지고 있다는 점도 재미있다. 어떤 고양이는 수줍음이 많은 반면 또 어떤 고양이는 손님들 곁에 스스럼 없이 다가가기도 한다. 대니얼스는 “‘솔라리즈’는 무릎 위에 앉는 걸 좋아하고, ‘울프강’은 치킨을 좋아한다. ‘샐리’는 배를 쓰다듬어 주는 것을 좋아하고, ‘시러스’는 손님들이 언제 기분이 우울한지를 알고 있다”고 흐뭇하게 말했다.
고양이들이 하루종일 펍 안에만 있는 건 아니다. 기분이 내키는 대로 동네 한 바퀴를 돌고 오기도 하며, 멀리 산책을 나갔다가 늦은 시간 귀가(?)하기도 한다. 이렇게 10년 넘게 고양이들의 보금자리가 된 이 펍은 전 세계로부터 폭넓은 고객층을 끌어 모으고 있다. 출처 ‘보어드판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