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 교감 없이 ‘깜짝 포스팅’ 나서…“김광현·오승환 거쳐간 세인트루이스가 영입 검토”
이정후는 지난해 말 일찌감치 키움과 상의한 뒤 MLB 도전을 선언하고 1년간 만반의 준비를 해왔다. 그러나 고우석이 올 시즌 후 포스팅 의사를 밝히자 LG 구단조차 깜짝 놀랐다. KBO에 고우석에 대한 MLB 사무국의 신분조회 요청이 온 뒤에야 그 사실을 알게 된 이도 적지 않았을 정도다. 지난해 말 고우석이 MLB 진출 의지를 이유로 LG 구단의 다년계약 제안을 거절하긴 했지만, 도전 시점이 올해 말이 될 거라고는 짐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강속구 투수인 고우석은 지난 5년간 LG의 마무리 투수로 활약했다. 특히 지난 시즌엔 42세이브에 평균자책점 1.48을 기록하면서 최고의 성적을 냈다. 다만 올 시즌엔 부상 여파로 15세이브(평균자책점 3.68)를 올리며 주춤했다. 고우석은 국가대표로 국제대회에 출전하면서 보상 포인트(현역 등록일수)를 쌓아 해외 진출이 가능한 7시즌 요건을 채웠다. LG는 고심 끝에 "포스팅을 허용하되, 이적료(포스팅비)를 검토해 MLB 진출 허용 여부를 최종 판단하겠다"며 고우석의 요청을 조건부 승낙했다.
일단 고우석에게 관심을 보이는 구단은 나타났다. 한국인 투수 김광현(SSG 랜더스)과 오승환(삼성 라이온즈)이 거쳐갔던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다. 지역지 세인트루이스 포스트-디스패치는 "세인트루이스 구단이 불펜을 보강하기 위해 에이전트들을 만났다"며 "국제 시장에 나온 한국의 고우석과 일본의 마쓰이 유키 영입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미국 일리노이주와 미주리주를 기반으로 한 일간지 벨레빌 뉴스 데머크랏도 "세인트루이스가 고우석과 마쓰이의 영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이제 구단은 그들을 불펜에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을지 면밀히 살필 것"이라고 썼다. 향후 고우석이 구체적인 입단 협상을 시작하게 된다면, 그의 미국행 여부는 세인트루이스의 투자 규모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배영은 중앙일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