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단식 앞두고 잠 설친 어머니 정연희 씨 “잘할 거라고 믿는다”
이정후는 자신의 별명인 ‘Grandson of wind’가 아버지의 아들로 태어난 순간부터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한국에서 그 별명을 들었을 때는 오글거렸지만 미국에서 ‘Grandson of wind’로 불리니 왠지 멋있는 것 같다는 말도 덧붙였다.
샌프란시스코 입단식 현장에서 만난 이정후의 어머니와 아버지 이종범 코치는 아들의 입단식을 지켜보는 내내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을 지었다. ‘바람의 아들’의 아내이자 ‘바람의 손자’ 어머니인 정연희 씨는 입단식을 앞두고 제대로 잠을 자지 못했을 정도로 걱정이 많았는데 이날 아들의 인터뷰 모습을 보고 조금 마음이 놓였다고 말한다.
“팀이 결정된 후 새로운 환경에 어떻게 적응할지 걱정이 앞섰지만 잘할 거라고 믿는다. 나라를 대표해서 왔으니까. 야구 시작할 때 굉장히 엄하게 키웠다. 잘 성장해서 여기까지 와준 아들한테 고마움이 크다. 앞으로 류현진, 김하성 선수와 함께 우리 아들도 많은 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선수가 되었으면 좋겠다.”
‘바람의 아들’ 이종범 코치는 아들의 입단식을 지켜본 소감으로 “솔직히 부럽다”는 말을 꺼냈다.
“난 일본 갈 때 외국인 선수 신분이었지만 아들은 여기서 외국인 선수가 아닌 팀의 한 일원이다. 다양한 인종들이 모여 야구를 하기 때문에 적응하는데 어려움은 없을 것이다. 정후 나이가 젊은 나이라 실패에 대한 두려움보다 충분히 잘할 거란 기대가 크다. 내 아들을 선택해준 샌프란시스코 구단에 진심으로 고마움을 느낀다.”
메이저리그에 입성한 아들을 지켜보며 기쁨과 감동을 크게 느낀 아버지 이종범 코치. 입단식을 마치고 이정후와 부모님은 오라클 파크 전체를 돌며 야구장을 샅샅이 살폈다. 이종범 코치도 선수 시절 WBC 대회 출전 등으로 메이저리그 구장을 경험한 적이 있지만 아름답기로 소문난 오라클 파크의 전경은 매우 인상적이었을 터. 그가 왜 아들을 지켜보며 부러움을 느꼈을지 이해가 되는 부분이다.
이정후와 부모님은 입단식 날 저녁 보라스코퍼레이션 에이전트들, 샌프란시스코의 푸틸라 단장과 함께 저녁 식사를 하며 구단의 배려에 감사를, 보라스코퍼레이션의 노력과 수고에 고마움을 전했다는 후문이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이영미 스포츠전문기자 riverofly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