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이사장 “정부에 국·공립화 요청했지만 난색”…경남교육청 “100억 원대 부채 문제부터 해결해야”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경기 안산갑 후보가 ‘편법 대출’ 논란을 일으킨 아파트를 매도해 대출금을 갚겠다며 진화에 나섰다. 양 후보는 4월 1일 자신의 SNS를 통해 “국민 여러분과 안산 시민에 걱정을 끼친 점, 다시 한 번 사죄드린다”며 “더 이상의 논란이 없도록 아파트를 처분해, 새마을금고 대출금을 긴급히 갚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혹시 처분 과정에 손해가 발생하면 감수하겠다”며 “혹여 이익이 발생하면 이 또한 전액 공익단체에 기부하겠다”고 했다. 양 후보는 2021년 4월 대학생 딸 명의로 11억 원의 사업자 대출을 받아 서울 서초구 잠원동 아파트를 샀는데, 이 과정에서 석연치 않은 정황들이 나왔다. 국민의힘은 ‘불법 대출’이라고 공세를 취했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4월 2일 충남 당진 지원유세에서 “음주운전하고 차를 팔면 용서가 되느냐”며 꼬집었다.
국민의힘 ‘이조(이재명·조국) 심판 특별위원회’는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에 대해서도 “죄를 저지르고 발각되면 기부하겠다며 넘기는 것이 민주당 ‘대응 매뉴얼’에 나오는 수법이냐”며 “조국 대표는 웅동학원에 대해 사회환원을 약속하고 5년이 다 돼가는 지금도 그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고 했다.
조국 대표는 지난 2019년 8월 법무부 장관에 지명된 이후 각종 논란에 휩싸였다. 조 대표 가족이 운영해온 학교법인 웅동학원을 이용해 사익을 편취했다는 의혹도 그중 하나였다.
조 대표는 장관 인사청문회 직전인 2019년 8월 23일 “웅동학원 이사장이신 어머니가 이사장직에서 물러나는 것을 비롯해, 우리 가족 모두는 웅동학원과 관련된 일체의 직함과 권한을 내려놓겠다고 내게 밝혀 왔다. 향후 웅동학원은 개인이 아닌 국가나 공익재단에서 운영될 수 있도록 관계기관과 협의, 이사회 개최 등 필요한 조치를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공익재단 등으로 이전 시 우리 가족들이 출연한 재산과 관련하여 어떠한 권리도 주장하지 않을 것”이라며 “국가나 공익재단이 웅동학원을 인수하여 항일독립운동의 정신을 계승하고, 미래 인재 양성에만 온 힘을 쏟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조 대표 모친 박정숙 웅동학원 이사장도 입장문을 통해 “우리 가족이 웅동학원을 이용해 사적 이익을 추구하지 않았음을 밝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우리 가족이 학교 운영에서 손을 떼는 것이라고 결론 내렸다. 향후 이사회를 소집해 웅동학원을 국가 또는 공익재단에 의해 운영되도록 교육청 등의 도움을 받아 법적 절차를 밟겠다”며 “나와 며느리(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는 이사직에서 물러날 것”이라고 호응했다.
이러한 약속과 달리 웅동학원 사회환원은 4년 넘게 ‘제자리걸음’인 것으로 파악됐다. 웅동학원 이사장직은 여전히 모친 박정숙 이사장이 맡고 있었다. 오히려 입장문 발표 이후인 2022년 박 이사장은 연임해 임기가 2027년까지 늘어났다. 다만 부인 정경심 전 교수는 자녀 입시 비리 혐의 등으로 징역형을 선고 받은 뒤 이사직에서 물러났다.
웅동학원 사회환원 백지화 지적에 모친 박정숙 이사장은 국·공립으로 운영되도록 추진했지만, 받아주는 중앙정부나 지자체가 없어 손을 떼지 못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박 이사장은 4월 2일 입장문을 통해 “사회환원 약속대로 웅동학원을 국·공립화하기 위해 중앙정부나 지방정부에 요청했으나, 현재까지 모두 난색을 표하고 있다”며 “대책 없이 이사장 자리에서 내려오는 건 학생들에게 피해가 갈 수 있어 책임 있는 자세가 아니기에 아직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오늘이라도 정부가 국·공립화 요청을 전향적으로 받아 주거나 웅동학원을 잘 이끌어줄 공익재단이 나타난다면 즉시 모든 것을 내려놓겠다”고 설명했다.
웅동학원 채무와 관련해서는 “학교 이전과정에서 발생된 것으로 우리 가족의 개인적 이익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음을 밝힌다”고 선을 그었다.
웅동학원 고위 관계자 역시 “국·공립화를 내부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2019년 경남도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웅동학원 공립화 문제가 논의 주제로 나왔다. 그런데 도의회에서 공립화 전환에 난색을 표했다. 그러니까 웅동학원 입장에서 공립화 요청을 할 수 있었겠느냐”고 반문했다.
실제 웅동학원 국·공립화는 부채가 발목을 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19년 11월 18일 경남교육청에 대한 경남도의회 교육위원회의 행정사무감사에서 웅동학원 문제가 거론됐다. 경남교육청 측은 웅동학원의 학교 교육용·수익용 재산은 합계 134억 원, 부채는 142억 정도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조영제 국민의힘 도의원은 “부채가 142억 원인데, 우리가 처분할 수 있는 순재산이 64억 원인 기이한 학교 경영 형태가 웅동학원”이라며 “이런 형태를 보이고 있는데 조국 씨가 웅동학원 관련해 국가가 공익재단에서 운영할 수 있도록 하며, 그 일가의 재산권 형성을 일체 하지 않겠다고 기자회견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경남교육청 관계자는 “만약 공립으로 전환된다면 대전제는 부채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며 “최소한 수익용 기본재산을 매각해서 부채 문제를 해결할 수 없으면 공립으로 전환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도 처분 가능 재산에 대해서는 “교육용 기본재산은 법적으로 처분이 불가하고, 수익용 기본재산도 임야이기 때문에 매입자가 나타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부채 문제를 선결적으로 해결해야 하지만, 국·공립화를 위한 사전작업도 진행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학교법인의 사회환원을 위해서는 학원 이사회 의결을 거쳐 관할청(경남교육청)에 관련 계획안을 제출해야 한다.
하지만 웅동학원 고위 관계자는 “사회환원을 위한 계획서나 관련 공문을 정부나 지자체 교육청에 따로 보내지 않았다”며 말을 아꼈다. 또한 웅동학원 이사회 회의록 등에 따르면 박 이사장이 웅동학원 사회환원과 이사장직 사퇴에 대해 특별히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한편 조국 대표 개인재산에는 웅동학원 관련 내용이 발견되지 않았다. 조 대표는 이번 총선을 앞두고 선관위에 53억 7745만 원을 재산 신고했다.
본인 명의의 서울 관악구 건물 전세보증금 7억 원과 서울 방배동 재건축 건물 분양권 18억 2105만 원, 배우자 명의 강원 강릉시 4958.62㎡ 임야 418만 원을 신고했다. 본인 예금 및 보험 5억 4049만 원, 배우자 예금 및 보험 17억 6732만 원, 장남 예금 1741만 원을 보유한다고 신고했다. 증권도 본인과 배우자 명의로 각각 4억 8829만 원과 2994만 원 갖고 있었다.
이는 지난 2019년 당시 대통령비서실 민정수석으로 신고한 재산 54억 7646만 원과 큰 차이가 없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