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 모양 신기’ SNS 소문 타고 방문객 폭증…시 교통국 민원 빗발치자 제거 후 임시 보관
지역 주민들의 말에 따르면, 이 보도블록은 이미 수십 년 전부터 존재했지만 어떤 이유에선지 갑자기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고, 직접 이곳을 찾는 방문객들의 수도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심지어 보도블록을 보기 위해 줄을 서는 진풍경도 벌어졌다.
‘쥐구멍’을 찾은 사람들은 그 앞에서 인증샷을 찍거나 동전, 장난감, 꽃, 상점 쿠폰과 같은 익살스런 물건을 남기는 식으로 쥐구멍에 경의를 표했다. 안타깝게 보도블록에 깔려 세상을 떠났을 어떤 쥐의 명복을 빌기 위해서 양초와 함께 종이관을 놓아두고 가는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지역의 화제가 됐던 쥐구멍은 얼마 전 결국 제거되고 말았다. 인근 주민들의 민원 때문이었다. 주민들은 현장에 버려지는 쓰레기와 음식물 찌꺼기뿐만 아니라 밤까지 이어지는 소음 때문에 고통을 받는다고 호소하면서 보도블록을 메우거나 혹은 제거해줄 것을 시당국에 요청했다.
주민들의 뜻을 받아들인 시카고교통국(CDOT)은 결국 얼마 전 이 보도블록을 제거했다. CDOT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공무원들이 유명한 시카고 쥐구멍이 있는 보도블록을 성공적으로 제거한 후 보존했다. 향후 위치가 결정될 때까지 당국이 임시로 보관할 예정이다”라고 발표했다.
일부 주민들은 이 보도블록이 박물관에 전시되기를 희망하고 있지만 아직 정해진 건 아무것도 없는 상태다. 지역사회를 대표하는 폴 사조벡은 “모든 방향이 논의되고 있다. 이 보도블록은 분명 도시 인프라의 일부다”라고 강조하면서 어떤 식으로든 보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