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파티 즐기고 쓰레기 버려 몸살…확성기로 클래식 음악 트니 금방 자리 떠
몇 년 전부터 핀란드 에스포(Espoo)의 경찰은 젊은이들이 해변에 모여 파티를 열면서 소란을 피우는 것을 막기 위해 흥미로운 전략을 사용해왔다. 바로 확성기를 통해 클래식 음악을 크게 틀어놓아 무리를 해산시키는 방법이다. 과연 효과는 있을까. 놀랍게도 그런 듯하다.
물론 젊은이들이 클래식 음악을 싫어한다는 과학적 증거는 없다. 하지만 에스포 경찰은 이 방법이 효과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6년 전부터 이 방법을 고수하고 있다.
실제 매 학기말이 되면 에스포의 하우킬라티(Haukilahti) 해변은 늦은 밤까지 파티를 즐기는 학생들 때문에 북새통을 이루곤 했다. 밤새 놀고 간 탓에 아침이 되면 해변은 쓰레기 더미와 깨진 유리조각들로 몸살을 앓았다. 이에 지역 당국은 젊은이들을 해산시키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들을 시도했다. 하지만 뾰족한 방법을 찾지는 못했다.
그렇게 애를 먹던 가운데 기발한 방법을 하나 생각해냈으니, 바로 클래식 음악이었다. 요컨대 해가 지면 해변에 설치된 확성기를 통해 요한 슈트라우스의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 비발디의 ‘사계’, 슈베르트의 ‘아베마리아’ 같은 클래식 명곡들이 큰 소리로 흘러나오도록 했다. 그러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클래식 음악이 흘러나오는 순간 젊은이들 가운데 몇몇은 자리에서 일어나 해변을 떠나곤 했다.
서부 우시마 경찰서의 미코 유보넨은 “어떤 이유에서인지 젊은이들은 클래식 음악을 좋아하지 않는다. 클래식 음악이 나오는 곳을 피한다”면서 “젊은이들이 해변에 모이지 않는 게 지역에는 더 이롭다. 이로써 가족들은 아침에 해변에 나와서 수영을 즐길 수 있게 됐다”고 했다.
몇몇 지역주민들은 경찰의 이런 발상에 거부감을 드러내긴 했지만, 워낙 효과가 있다 보니 지금은 아무도 불평하지 않고 있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