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가장 많은 88세가 절도 실행 담당해 충격…고령화 진행되면서 노인 범죄 비율 덩달아 급등
홋카이도문화방송에 따르면 “지난 7월 17일 우미노 히데오(88)와 마쓰다 히데미(70), 와타나베 겐이치(69)가 주택 침입 및 절도 혐의로 체포됐다”고 한다. 이들은 5월 19일 밤 에베쓰시의 한 빈집에 침입해 현금 200만 엔(약 1800만 원)과 위스키 3병 등을 훔친 혐의를 받는다. 또한, 6월 20일에는 삿포로시의 빈집에 침입해 목걸이, 시계, 반지 등 귀금속 24점을 훔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방범 카메라 영상 등을 통해 용의자들을 추적해왔으며, 용의자 중 한 명이 도난 신고된 물품 중 일부를 되팔려다가 꼬리가 잡혔다. 현지 언론에 의하면 “용의자 세 명은 교도소 복역 중에 알게 된 사이”라고 한다. 가장 나이가 많은 우미노가 실행역인 절도를 담당했으며, 마쓰다가 도주용 차량 운전을, 그리고 가장 어린 와타나베가 훔친 물건을 보관하는 역할을 맡았다.
경찰 조사에서 용의자들은 “생계를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올해 들어 홋카이도 에베쓰시와 삿포로시에서는 빈집 절도 피해가 10여 건 발생했는데, 경찰은 “우미노 용의자 등이 다른 절도 사건에도 연루돼 있는지를 따로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번 체포 소식은 일본 소셜미디어(SNS)에서 큰 화제를 불러모았다. 대부분 “고령화 사회의 단면을 보는 것 같다”며 우려를 표했다. 한 네티즌은 “88세가 실행범이라는 것도 놀랍고 가장 어린 69세가 가장 쉬운 일을 맡았다는 사실도 흥미롭다”고 말했고, 또 다른 네티즌은 “코드네임이 ‘G3S’라니, 쓸데없이 멋지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교도소 복역 중에 용의자들이 만났다”는 사실에 주목한 네티즌도 있었다. 그는 “감옥이 갱생시설이 아니라 범죄자들이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장소로 활용되는 것 같다”며 씁쓸해했다.
일본은 인구 1억 2500만 명 중 29.1%가 65세 이상으로,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했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노인 범죄도 덩달아 증가하는 추세다. 일본 경찰에 따르면, 65세 이상 인구의 범죄 비율은 1989년 2.1%에서 2019년 22%로 급등했다. 소액 절도 범죄율이 높고, 재범자가 많은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추세의 주요 원인으로는 ‘외로움’과 ‘빈곤’이 지목된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