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성 부족 인정한 꼴” 가덕도신공항 부지공사 ‘수의계약’에 비판론↑

경실련 “지반침하 리스크가 4차례 유찰 핵심 원인…‘예타’ 면제시킨 여야가 사과해야”

[일요신문] 10조 원이 넘는 국가 예산이 투입되는 ‘부산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공사’ 설계‧시공 사업자 입찰이 수차례 유찰 끝에 최근 ‘수의계약’으로 전환된 것이 해당 사업의 많은 문제점을 드러낸다며 이 사업의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특별법을 통과시킨 여야가 국민들에게 사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부산 가덕도신공항 조감도. 그래픽=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23일 보도자료에서 “4차례 유찰된 10조 원대 가덕도 신공항의 잘못된 사업 강행이 드러났다”며 “정치적 목적으로 급조된 ‘가덕도신공항 특별법’을 즉각 폐지하고,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유찰 원인을 한 점 의혹 없이 철저히 규명, 졸속‧특혜입법 처리행위에 대해 대국민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지난 12일 설명자료에서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공사를 ‘국가계약법 시행령’ 제27조에 따라 수의계약으로 전환하기로 결정하고, 조달청에 관련 절차 진행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여객터미널 등 건축설계 착수, 접근·연계교통망 전담팀(TF) 출범 등 가덕도신공항 관련 사업을 추진해왔으나 부지조성공사 입찰이 4차례 유찰되는 등 사업자 선정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며 “전문가 자문단과 항공정책위원회가 지난 7월 입찰조건을 변경했지만 재차 유찰된 상황을 감안할 때 재공고를 하더라도 경쟁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부지조성공사가 지연되는 경우 여객터미널 설계와 접근교통망 사업 등 정상 추진되고 있는 관련 사업마저도 지연될 수 있다는 상황을 감안해 수의계약 체결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부산 강서구 가덕도신공항 조감도. 그래픽=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

올해 총 4차례 유찰된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공사 설계‧시공 사업자 입찰은 1차의 경우 입찰자가 1명도 없는 ‘무응찰’을 기록한 뒤 2~4차 입찰에서 ‘현대건설 컨소시엄’의 단독 응찰을 반복했다. 국토부는 앞으로 현대건설 컨소시엄과 수의계약을 맺을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공고된 입찰공고에 담겼던 신공항 부지조성공사 사업비 추정금액은 10조 5300억 원이다. 

경실련은 이날 보도자료에서 “역대 최대 규모 토목공사가 경쟁이 성립되지 않아 수의계약으로 전환됐다는 것은 사업 자체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의미한다”며 “입법자들이 무분별한 사업추진을 조금이나마 제어할 수 있는 마지막 보루인 예비타당성조사제도를 특별법(2021년)으로 면제시켜, 가덕도신공항이 경제성이 없음을 스스로 시인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건설)업계 얘기로는 지반침하 등 하자발생 리스크가 가장 큰 유찰 원인”이라며 “수십조 원의 혈세가 투입되는 공항 신설 사업을 특별법으로 졸속 통과시키는 것이 과연 정상적 국가의 행태인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토부는 이 사업이 유찰 될 수 밖에 없는 구조임을 너무 잘 알고 있는 바, 입법권 남용으로 혈세가 낭비되는 행태가 반복되지 않도록 구체적 방지 방안을 제시할 것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강훈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