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영국의 예술가 에드 페어번은 자신의 작품을 통해 ‘도시에 생명을 불어넣는다는 건 무슨 의미일까’라는 질문을 던진다. 지도 위에 선을 교차시켜서 인물 초상화를 그리는 그는 관객들에게 ‘사람들이 집이라고 부르는 장소에 따라 형성되는 복잡한 관계’에 대해 생각해보도록 한다.
그가 활용하는 캔버스는 오래된 지도들이다. 그만의 방식대로 재활용된 이 지도들은 지형도, 도로 또는 도시에 따라 주제를 달리한다. 지도에 그려져 있는 선이나 표시를 지우지 않고 이를 초상화에 적절하게 활용해 인물의 형태를 그려내기 때문이다. 구불구불한 도로와 강의 곡선은 인물의 위치나 얼굴 각도를 나타내는 가이드로 사용된다.
또한 빈 공간에 선들을 얼마나 조밀하게 그려넣느냐에 따라 빛, 그림자, 질감이 달리 표현된다. 어떤 지형은 인물의 코 그림자가 되고, 고속도로는 눈썹 선이 되기도 하며, 물줄기는 얼굴과 주변을 분리시켜 인물을 돋보이게 만들기도 한다. 이렇게 완성된 작품들은 가까이서 보면 그저 추상적이고 반복적인 선처럼 보일 수 있지만 한 걸음 물러서서 보면 그 예술성에 감탄하게 된다.
그의 독특한 예술 스타일은 엔터테인먼트 제작자들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가령 ‘인디애나 존스'와 ‘존 윅' 시리즈를 비롯한 다양한 영화 및 TV 시리즈의 포스터 제작을 의뢰받기도 했다. 출처 ‘마이모던멧’.