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제과제빵을 하는 데 있어서 설탕은 빠질 수 없는 재료다. 그런데 독일 베를린에 거주하는 예술가인 요제프 마르는 설탕을 전혀 다른 방식으로 사용한다. 설탕이 가진 독특한 시각적 특성을 활용해 조각 작품을 만드는 작업을 하며, 이렇게 만든 달콤한 조각상은 정교한 디저트일 뿐만 아니라 눈으로 감상할 수 있는 하나의 예술 작품이 된다.
마르는 ‘그레이트빅스토리’와 가진 인터뷰에서 “설탕의 시각적 특징은 매우 매력적이라는 데 있다. 색감이 뛰어난 데다 유리처럼 반짝인다. 만지고 싶고, 먹고 싶고, 갖고 싶게 만든다. 반면, 물감이나 청동은 그렇지 않다. 이것이 바로 설탕이 가진 흥미로운 점이다”라고 설명했다.
마르는 또한 자신의 작품을 통해 포도당과 인간이 하루 동안 겪는 정체성의 변화를 연결 짓는다. 그는 “사람들은 졸리다가 흥분하기도 하고, 무언가를 욕망하기도 하고, 더 많은 돈, 더 많은 권력, 더 많은 삶의 안정감을 원하기도 한다. 이러한 욕망은 설탕으로 아주 잘 표현할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가령 그의 작품 가운데 ‘바니타스’와 ‘바니아 대 바니아’와 같은 작품은 욕망이라는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잘 전달하는 대표작이다. 이 두 작품은 여성의 신체를 통해 삶의 덧없음을 탐구했으며, 이는 결국 설탕은 깨지기 쉬운 재료라는 점을 상기시키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간혹 그의 전시회에서는 차마 웃지 못할 일도 벌어지곤 한다. 작품에서 풍기는 달콤한 향을 참지 못하고 혀로 핥는 관객도 더러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마르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하면서 “그 전에 누가 핥았는지 모르지 않는가”라며 웃었다. 출처 ‘그레이트빅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