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사태 핵심 피의자 노상원, 역술인 활동…윤석열 탄핵안 가결 뒤 명태균 ‘예언’ 재조명

노 전 사령관과 동업했던 무속인은 그에 대해 “영적인 끼가 있다”고 JTBC 인터뷰에서 말했다. 노 전 사령관이 머물렀던 경기도 안산 점집 ‘아기보살’에선 노 전 사령관 수첩이 발견됐다. 수첩에는 계엄 선포 이후 군부대 배치 계획 등이 적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안산 점집 ‘아기보살’ 출입문엔 ‘안산시 모범 무속인 보존위원’이라는 스티커가 붙어 있다. 점집에 대한 네이버 블로그 리뷰도 여러 개다. 2022년 2월 올라온 후기는 “제 얼굴을 보자마자 제 상황을 다 맞히셨다. 속으로 소름 돋으면서 놀랐다”며 “그런데 뭔가 기분이 찜찜해 신점을 다시 보고 싶지 않아졌다”는 내용이었다.
노 전 사령관은 계엄을 모의하면서 다른 무속인에게 자문을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전북 군산의 한 무속인을 2022년부터 여러 차례 찾아갔다. 노 전 장관은 자신이 대통령실에 들어갈 수 있는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자신을 배신할 상인지 등을 물었다. 전북 군산의 무속인이 윤 대통령은 임기를 1년 남기고 탄핵될 것 같다고 말하자 노 전 사령관은 “우리가 준비하고 있는 게 탄탄해서 탄핵될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을 선포한 배경 중 하나로 ‘명태균 게이트’가 꼽힌다. 명태균 씨 역시 무속과 무관치 않다는 시선이 이어졌다. “나는 산을 만든다. 아무리 바람이 세도 산 모양대로 간다” 등 명 씨의 남다른 화법 때문이었다.

명태균 씨가 2010년대 초반 풍수가로 활동했다는 증언이 나오기도 했다(관련기사 [단독] “명태균, 2010년대 초반 풍수가로 활동했다”). 명 씨는 2011년 여름 경남 창원에서 코발트 액상 촉매를 제조하는 화학업체 사무실 앞 나무를 뽑고 담장을 모두 허물었다고 한다. 풍수에 부합하게 리모델링하기 위해서였다.
명 씨와 함께 미래한국연구소에서 일했던 강혜경 씨는 “명 씨는 김건희 여사와 영적으로 대화를 많이 한다고 했다”고 2024년 10월 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주장했다. 강 씨는 또 “김 여사가 꿈을 안 좋게 꿨다고 얘기를 하니까 명 씨가 김 여사한테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이라는 세 분이 윤석열을 팔팔 끓는 솥에 삶아 먹는 현상이라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명 씨는 마치 예지몽을 꾼 것처럼 김건희 여사에게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명 씨는 2022년 11월 7일 김 여사에게 보낸 텔레그램 메시지에서 “대통령님께서 해외 순방이 혹시 남쪽으로 가실 일이 있으시면 각별히 행동을 조심하셔야 한다”며 “대통령님과 여사님이 너무 걱정돼 그런 꿈을 꾼 것 같다”고 말했다.
명 씨는 자신과 관련한 의혹이 불거지자 “내가 (감옥에) 들어가면 한 달 만에 이 정권이 무너질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당시 명 씨 발언은 대통령실을 향한 SOS(구조신호)로 해석됐다. 공교롭게도 명 씨가 2024년 11월 17일 구속된 지 한 달이 지나지 않은 12월 14일 윤 대통령은 국회 탄핵안 가결로 직무가 정지됐다.
남경식 기자 ngs@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