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월 입차 ‘폴크스바겐 골프’ 번호판과 등록번호 불일치해 소유주 특정 못해
전세계 어디를 막론하고 공항의 주차요금은 대부분 비싼 편이다. 독일 베를린 브란덴부르크공항도 예외는 아니다. 이곳의 주차요금은 단기 주차 구역의 경우 최초 10분은 무료이며, 그 후에는 30분에 11달러(약 1만 5000원), 1시간에 23달러(약 3만 원)가 부과된다. 그리고 하루 종일 주차할 경우에는 무려 552달러(약 74만 원)의 주차요금을 내야 한다.
만일 이런 비싼 곳에 하루도 아니고 한 달도 아닌, 장장 1년 동안 주차를 한다고 상상해 보라. 아마 상상도 할 수 없는 어마어마한 비용이 들 것이다. 그런데 실제 이런 주차요금이 징수된 차량이 발생해 화제가 됐다.
브란덴부르크공항의 단기 주차 구역에 1년 넘게 방치돼 있던 회색 폴크스바겐 골프 차량에 부과된 요금은 정확히 20만 1480유로(약 3억 원). 조사 결과 이 차량은 지난해 1월에 입차했으며, 이에 공항 측은 누군가 의도적으로 버리고 간 차량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비용이 징수될지는 미지수다. 경찰이 아직 차량의 소유주를 특정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차량에 부착되어 있는 번호판이 차량 등록번호와 일치하지 않는 것으로 보아 아마도 도난 차량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 공항 주차관리 업체인 APCOA 대변인은 ‘뮌헨 아이’ 인터뷰에서 “주차요금을 징수할 수 있는지는 채무자의 신원을 확인한 후, 주차요금을 지불할 수 있는 재정적 능력을 갖추고 있는지 여부에 달려 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사건이 더욱 의아한 이유는 이렇게 차량을 버리고 가는 사람들의 경우 대부분은 주차요금이 저렴한 장기 주차 구역에 주차를 하고 간다는 점이다. 하지만 어쩐 일인지 이 회색 차량 소유주는 굳이 더 비싼 단기 주차 구역에 차량을 버렸고, 결국 20만 유로가 넘는 주차요금 고지서를 받게 됐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