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3사 합산 15% 수준에 그쳐…급히 준비된 대선 탓 ‘공약 실종’도 한몫
그렇기 때문에 첫 대선 후보들의 정견을 확인할 수 있는 토론회에 대한 관심이 상승할 것이라 예상됐다. 하지만 그 성적표는 처참했다. 각 후보들이 정책 외적인 측면에서 난타전을 주고받은 가운데 역대 최저치 수준의 결과가 나왔다. ‘기울어진 운동장’이라 평가받을 만큼 후보들 간 지지율 격차가 큰 것이 요인이라는 분석과 더불어 더 이상 TV로 후보들의 정견을 듣는 시대는 지났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토론회 다음 날인 19일 시청률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상파 3사의 누적 시청률은 14.9%였다. 시청률이 가장 높은 방송사는 MBC로 7.2%였다. SBS(4.2%)가 그 뒤를 이었고, KBS가 3.5%로 가장 낮았다.
이는 현 대선 상황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지표로 볼 수 있다. 이번 대선은 윤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갑작스럽게 진행되는 ‘장미 대선’이다. 현 정권은 그에 대한 책임이라는 무거운 짐을 안고 있다. 이 때문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큰 격차로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다. 아직 표심을 정하지 못한 중도층이 많다고 하더라도 계엄과 탄핵 정국 속 경제와 안보 위기 등에 대해 현 정권에 대한 비판적 시선은 여전하다.
대선 선거 운동이 한창이지만 지지율 2위인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와 3위인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의 지지율을 더해도 1위인 이 후보에 미치지 못한다. 대선이 불과 보름도 남지 않은 상황 속에서 역전은 쉽지 않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런 분위기 탓에 후보 토론회에 대한 관심 역시 높지 않았다. 공약을 확인한 뒤 투표할 후보를 결정하려는 움직임이 적다는 방증이다.
2022년 2월 진행돼 시청률 총합 39%를 올렸던 제20대 대선후보 토론회를 돌아보자. 당시 시청률은 KBS가 19.5%로 가장 높았고, MBC가 11.1%, SBS가 8.4%를 각각 기록했다. 윤석열 후보와 이재명 후보는 오차 범위 내에서 치열한 지지율 싸움을 벌이고 있었다. 아울러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정의당 심상정 후보가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약간의 표차로 당락이 뒤집힐 수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후보들은 여유를 두고 더 철저하게 토론회를 준비했고, 각 후보자들의 역량을 검증하기 위해 시청자들이 대거 TV 앞으로 몰려들었다. 이번 선거와는 양상 자체가 달랐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번 대선은 다르다. MBC는 윤석열 전 대통령 재임 기간 내내 정권에 날을 세웠다. 비상계엄 및 탄핵 정국 속에서는 공세 수위를 더 높였다. 자연스럽게 진보적 색채를 띠었고,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하는 국민을 비롯해 윤석열 정권에 비판적 시선을 견지한 국민들이 MBC를 택했다. 이 시청층은 후보 토론회 과정에서 MBC를 통해 이를 지켜봤다. MBC가 7.2%로 1위에 오른 원동력이다.
대중이 정보를 얻는 플랫폼이 달라졌다는 것도 주요 원인이다. 더 이상 TV를 통해 토론회를 보지 않는다는 의미다. 지상파 3사를 비롯해 종합편성채널, 보도전문채널 등이 유튜브 채널을 통해 TV 토론회를 생중계했다. 제20대 대선과 제21대 대선은 3년의 간격을 두고 있지만, 그 사이 플랫폼 간 역학 관계는 크게 달라졌다. TV 영향력은 현저히 줄어들었고, “유튜브로 뉴스를 본다”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 같은 맥락으로 TV가 아닌 스마트폰으로 토론회를 지켜보는 이들이 늘면서 자연스럽게 TV 시청률은 하향 곡선을 그린 셈이다.
유튜브 동시접속자 역시 MBC 유튜브 채널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30만 명에 육박한 것으로 집계됐다. 채널A가 10만 명 수준이었고, YTN이 5만 명대였다. 그리고 JTBC(약 4만 명), SBS(약 3만 명), TV조선(약 1만 3000명), KBS(9100명) 순인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서도 MBC에 대중의 시선이 집중됐고, KBS는 고개를 숙였다.
향후에도 방송사들은 전국 방송 시스템을 가진 언론사로서 토론회를 주관하는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더 이상 TV라는 매체는 중심 플랫폼으로서 기능하지 못할 확률이 높아졌다. 어쩔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다.
김소리 대중문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