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런던 지하철역에서 지하철이 들어올 때마다 울리는 방송에 특별히 귀를 기울이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마인드 더 갭(Mind the gap·발빠짐 주의)”은 으레 들려오는 안내 멘트에 불과하다.
하지만 마거릿 맥컬럼에게는 그렇지 않다. 그에게 이 세 마디는 각별한 의미가 있다. 그 목소리의 주인공이 이제는 세상을 떠난 남편 오스왈드 로렌스이기 때문이다. 2007년 숨진 남편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맥컬럼은 지금도 종종 엠뱅크먼트 역을 찾곤 한다. 승강장에 가만히 앉아서 그리운 남편의 목소리를 반복해서 듣기 위해서다.
하지만 좌절의 순간도 있었다. 2012년 11월, 시스템 업그레이드를 하면서 로렌스의 목소리가 다른 목소리로 대체되고 말았던 것. 맥컬럼은 “엠뱅크먼트 역에 앉아 있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남편의 목소리가 들려오지 않았다”면서 “조금 당황스럽고 불안했다”라고 회상했다. 문의한 결과 새로운 방송 시스템이 도입되면서 안내 음성 역시 새롭게 녹음됐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충격과 슬픔 속에서 맥컬럼은 런던 교통공사에 연락해 원래의 안내 방송으로 복원해줄 것을 요청했다. 그의 사연을 듣고 감동한 런던 교통공사 측은 곧 복원을 약속했다. 그리고 2주 만에 남편의 목소리가 담긴 CD를 제작해 선물했을 뿐만 아니라, 엠뱅크먼트 역에 로렌스의 목소리로 안내 방송을 다시 내보내기 시작했다.
런던의 다른 지하철역에서는 다른 안내 음성이 나가고 있지만, 엠뱅크먼트 역에서만큼은 지금도 로렌스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다. 맥컬럼은 “남편이 그곳에 있는 것 같아 너무 행복하다. 언제든 가서 그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며 감사함을 표했다.
한편 1960년대 연극 무대와 영화계에서 배우로 활동했던 로렌스는 런던 지하철공사 측의 요청으로 ‘마인드 더 갭’이라는 안내 방송을 녹음했고, 그의 목소리는 지난 수십 년 동안 수백만 명의 런던 승객들에게 안내 역할을 했다. 출처 ‘데일리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