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비·연결편 지연·날씨 등으로 시간 못 지켜…국토부 “커퓨타임 조정·폐지 검토 안해”

일요신문이 이연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국토교통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김포공항에선 2021년 10건, 2022년 3건, 2023년 35건, 2024년 49건의 항공편이 커퓨 타임에 걸려 착륙하지 못하고 회항했다. 김해공항에서 커퓨 타임으로 인해 회항한 항공편은 2021년 1건, 2022년 1건, 2023년 1건, 2024년 2건 있었다.
‘공항소음 방지 및 소음대책지역 지원에 관한 법률(공항소음방지법)’ 적용 공항 중 커퓨 타임을 공식적으로 도입한 공항은 김포공항과 김해공항이다. 김포공항과 김해공항은 오후 11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까지 모든 항공기의 이·착륙을 금지하고 있다. 공항소음방지법은 공항 소음을 방지하고 소음대책지역 주민의 쾌적한 생활환경을 보장하기 위한 법이다.
공항소음방지법 주무 부서인 국토부가 제공한 자료 기준으로 최근 4년간 김포공항에서 커퓨 타임에 걸려 회항한 편수가 가장 많은 항공사는 제주항공이었다. 제주항공의 경우 2021년 9건, 2022년 1건, 2023년 8건, 2024년 11건 등 총 29건의 항공편이 커퓨 타임으로 인해 회항했다. 대한항공이 그 다음으로 많았다. 대한항공은 2021년~2022년에는 0건이었으나 2023년 6건, 2024년 16건 등 22건의 항공편이 김포공항에서 커퓨 타임을 맞추지 못해 회항했다.

항공업계에서는 커퓨 타임으로 회항한 항공편의 노선 대부분 제주~김포 노선일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2021년 1월~2024년 12월 제주와 김포를 오가는 노선에선 35만 2334개의 항공편이 운항했다. 이 기간 국내선 노선 중 43.7%를 차지한다. 2023년 기준 제주~김포 노선 운항 횟수가 가장 많은 곳은 아시아나항공(180개)이었으며 이어 대한항공 (150개), 제주항공(138개), 이스타항공(116개), 티웨이항공(94개), 에어부산(67개), 진에어(49개), 에어서울(28개) 순이었다.
커퓨 타임 전에 항공기가 공항에 착륙하지 못하는 배경엔 정비나 항공기 연결편 지연, 기상 악화 등의 이유가 있다. 정윤식 가톨릭관동대 항공운항학과 교수는 “정비나 연결편 지연 문제가 더 있었던 항공사나 타이트하게 운항 스케줄을 짜 놓은 항공사가 커퓨 타임으로 인한 회항이 더 많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제주에서 하루를 더 묵는 것보다는 김포 가까이로 오고 싶어 하는 승객이 많기 때문에 커퓨 타임까지 아슬아슬해도 이륙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라고 말했다. 국내 항공사 다른 관계자는 “제 시간에 이륙해도 기상 흐름이 안 좋아지면 돌아서 가느라 커퓨 타임 전에 착륙을 못하기도 한다”라고 밝혔다.

앞서 2019년 7월 송석준 당시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이 한국공항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19년 8월까지 약 6년간 김포·김해·대구·광주공항(대구와 광주공항은 ‘군용비행장·군사격장 소음 방지 및 피해 보상에 관한 법률’ 적용 민간·군 겸용공항)에서 커퓨 타임으로 인해 회항한 항공기는 총 283대, 불편을 겪은 승객은 4만 7553명이었다. 1년에 약 48대가 커퓨 타임으로 인해 회항한 셈이다. 2021년과 2022년에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으로 횟수가 줄었다가 최근 들어 다시 회항 항공편 수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관련, 안경수 초당대 항공운항학과 교수는 “기상 문제도 있기 때문에 8일에 1건 정도 커퓨 타임으로 회항하는 것은 그렇게 많지는 않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다만 이근영 한국교통대 항공운항학과 교수는 “항공기에 탑승한 승객 수로 따져보면, 1년에 50건 정도를 적은 수준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라고 밝혔다.
#국토부 “커퓨 타임 조정이나 폐지 검토 안해”
커퓨 타임으로 항공기가 회항하면 승객에겐 피해가 발생한다. 김포공항 커퓨 타임으로 회항한 항공기는 되도록 대체 공항인 인천공항에 착륙해야 한다. 이때 항공사는 버스 등 대체 교통편으로 김포공항이나 서울 강남 등 유동 인구가 많은 곳에 승객들을 데려다준다. 하지만 승객으로선 최종 목적지까지 거리가 늘어나 귀가 시간이 늦어지는 불편함이 생긴다.

이 때문에 항공업계 일각에선 커퓨 타임을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다른 항공사 관계자는 “항공사 입장에선 항공 수용 능력을 키우고 싶은 마음이 있다”라고 말했다. 이근영 교수는 “시간 기준을 정해서 착륙 직전의 항공기는 착륙할 수 있게 해 주는 방안도 필요해 보인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국토부 측은 “국내 공항의 커퓨 타임 조정이나 폐지에 대해 현재 검토하고 있는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항공업계에선 공항 인근 주민의 소음 피해 때문에 커퓨 타임을 완화하기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024년 7월 기준 김포공항 소음대책지역(공항소음방지법상 지정된 소음 피해가 있는 지역)엔 서울 양천구 일부 지역, 강서구 일부 지역 등 7만 737가구가 지정돼 있다. 국토부는 5년에 한 번씩 소음대책지역의 소음 방지를 위한 중기 계획을 세운다.
김명선 기자 se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