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미레의 평택 우이밍까지 품어…디펜딩 챔피언 보령과 함께 3강구도 전망

드래프트 순번 추첨에서 1순위의 행운을 거머쥔 H2DREAM삼척의 이다혜 감독은 한 치의 망설임 없이 김은지의 이름을 호명했다. 이로써 삼척은 단숨에 리그 최강의 1지명을 보유한 팀으로 거듭났다.
삼척의 약진에 지난해 준우승팀 평택 브레인시티산단도 강력한 카드로 응수했다. 일찌감치 일본의 천재 소녀 나카무라 스미레 4단을 보호선수로 묶어둔 평택은 외국인 선수로 중국의 신예 강자 우이밍 6단을 영입하며 막강한 한·중·일 ‘영건 라인’을 구축했다.
김은지가 여자랭킹 2위, 스미레가 5위, 그리고 우이밍이 중국 여자랭킹 상위권의 실력자임을 감안할 때, 이들의 격돌은 리그의 향방을 가를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여기에 삼척은 중국의 리허 5단까지 2지명으로 보강하며 ‘김은지-리허’라는 막강 원투펀치를 완성, 평택과의 라이벌 구도를 더욱 뜨겁게 달궜다. 바야흐로 여자바둑리그에 삼국지 시대가 열린 것이다. 한국 바둑의 미래를 짊어진 김은지, 일본 바둑의 아이콘 스미레, 중국 여자바둑의 차세대 주자 우이밍이 한 리그에서 벌일 자존심 대결은 국가대항전을 방불케 하는 흥미진진한 볼거리를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들의 대결에 전년도 우승팀 OK만세보령이 어떤 저력으로 챔피언의 자리를 수성할지도 관전 포인트다.

한편, 리그의 개막 뒤편에서는 고질적인 제도 문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현행 선수 보호 및 보상 시스템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한 팀이 특정 선수를 최대 3년간 FA 없이 붙잡아 둘 수 있는 ‘보호 연한’ 제도를 운영하려면, 그 기간에 상응하는 계약금을 지급하는 것이 프로의 세계에 걸맞다는 지적이다. 또한 모든 선수에게 동일하게 지급되는 대국료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1지명부터 4지명까지 실력과 기여도에 명백한 차이가 있음에도 승자 130만 원, 패자 40만 원의 대국료를 일괄 지급하는 것은 최상위권 선수들에게 동기부여를 저해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능력에 따른 차등 보상은 프로 스포츠의 기본 원리다. 운에 의존한 드래프트로 최정상급 선수를 아무런 대가 없이 영입하는 현행 방식은 개선이 시급하다. 실력에 맞는 대우가 보장될 때 선수들은 더 치열하게 경쟁할 것이고, 이는 곧 리그 전체의 질적 성장과 경기의 재미로 이어질 것이다.
2025 NH농협은행 여자바둑리그는 7월 4일 개막식을 갖고 10일부터 정규시즌에 돌입한다. 정규시즌은 9개 팀이 더블리그를 벌여 상위 다섯 팀이 스텝래더 방식의 포스트시즌에 진출한다. 상금은 1위 6000만 원, 2위 4000만 원, 3위 2500만 원, 4위 1500만 원, 5위 500만 원이다.
유경춘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