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NC전 우천 취소 때 두 감독 3 대 3 트레이드 조율…‘외야’ 풍부해진 NC, 현금 받고 손아섭 한화에 보내

# 손아섭 깜짝 한화행에 의아한 시선들
한화가 대권 도전을 위한 마지막 퍼즐을 맞췄다. KBO리그 역대 최다 안타(2583개)와 통산 타율 0.320 홈런 181개 1069타점을 기록한 외야수 손아섭을 트레이드로 데려왔다. 한화는 손아섭이 합류하면서 문현빈, 루이스 리베라토 등과 함께 확실한 상위 타선과 남부럽지 않은 외야 라인업을 구축했다.
손아섭은 올 시즌 76경기에 타율 0.300 OPS(장타율+출루율) 0.741을 기록했고, 현재 옆구리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됐지만 부상 정도가 심하지 않아 8월 초 1군 복귀가 가능하다는 전망이다. 손아섭은 2007년 롯데에서 데뷔해 2022년 FA를 통해 NC 다이노스 유니폼을 입었다.
대권 도전을 노리는 한화는 올 시즌 줄곧 외야 보강이 숙제로 지적됐다. 그러나 수준급 외야수 자원을 트레이드로 데려오는 게 생각처럼 쉽지만은 않았다. 지난 6월 김경문 한화 감독은 외야수 트레이드 관련해 “상대 팀이 우리가 필요로 하는 선수를 주면 우리에게 좋은 투수를 달라고 할 것이기 때문에 지금은 아니다”라고 말한 적도 있었다. 그사이 문현빈이 확실하게 외야 한자리를 잡았고, 새롭게 합류한 리베라토가 중견수로 좋은 활약을 펼치는 가운데 손아섭이 전격 합류하게 된 것이다.
트레이드 시장 마감 직전에 이번 트레이드가 성사된 배경에는 한화 손혁, NC 임선남 단장의 의지가 컸다. 마침 두 단장들은 현재 KBO 실행위원회 워크샵 일정으로 미국 서부 지역을 돌고 있다. 첫 일정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홈구장인 오라클파크 방문과 이정후와의 만남이었다. 함께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는 손혁 단장이 임선남 단장에게 적극적으로 트레이드 의사를 전했고, 임 단장이 이호준 감독과 의견 조율 후 막판에 ‘빅딜’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한화는 손아섭 영입과 관련해서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전했다.
“프로야구 통산 최다안타 기록 보유 선수이자 최근 10년 내 포스트시즌 통산 OPS가 1.008에 달하는 손아섭이 가을야구 진출 시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해 이번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손아섭이 성실하고 철저한 자기관리를 통해 커리어 내내 꾸준한 활약을 보이고 있는 점 역시 팀 내 젊은 후배들에게 모범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야구인들은 리그 대표 교타자인 손아섭을 트레이드시키며 3억 원의 현금과 3라운드 신인 선수 지명권으로 맞바꿨다는 사실에 의아함을 나타낸다.
정민철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NC도 현재 5강 경쟁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손아섭을 내주고 엄청난 거액이라고 할 수 없는 3억 원의 현금과 3라운드 지명권을 받았다는 게 조금 이채롭다”고 말했다. 정 위원은 이어서 “한화는 손아섭 카드가 우승을 노리는 포석일 수 있는데 NC는 미래의 보장만 주어졌다”면서 “8위 NC와 5위 KT는 2게임 차다(7월 31일 현재). 즉 얼마든지 5강에 오를 수 있는 순위인데 NC가 주포를 주고 미래 자원을 받았다는 게 선뜻 이해가 안 간다”라고 덧붙였다.
손아섭과 친분이 있는 대한민국 레전드 2루수 출신의 정근우는 손아섭의 한화행 소식을 듣고 다음과 같은 의견을 전했다.
“우승을 목표로 하는 한화 입장에선 확실히 경험 많은 외야수가 필요했을 것이고, NC는 최원준, 이우성, 홍종표를 트레이드로 데려오면서 야수 자원이 풍부해졌다. NC로선 올 시즌 마치면 FA가 되는 손아섭과의 미래를 떠올렸을 것이고, 손아섭을 계속 안고 가는 것보다 팀의 방향성과 내구성 측면에서 트레이드를 단행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NC도 5강 경쟁을 하고 있고, 5강 진입도 가능한 상황이지만 올 시즌은 대권 도전보다는 그 과정을 경험하고, 내년 시즌에 더 큰 목표를 갖고 가겠다는 의지로도 보인다.”

7월 28일 오후 KIA 타이거즈와 NC 다이노스도 3 대 3 트레이드를 발표했다. NC 투수 김시훈, 한재승, 내야수 정현창을 KIA 타이거즈에 주고 외야수 최원준, 이우성, 내야수 홍종표를 영입한다는 내용이었다. 트레이드된 선수들의 포지션을 살펴보면 KIA와 NC가 어떤 점에 어려움을 안고 있었는지 이해된다.
KIA로 트레이드된 한재승과 김시훈은 오른손 불펜 자원이다. 한재승은 올 시즌 18경기에 등판 1패 평균자책점 3.00을 기록했고, 2018년 1차 지명자인 김시훈은 15경기 1홀드 평균자책점 8.44의 성적을 올렸다. 부산공고를 졸업한 신인 정현창은 퓨처스리그에서 타율 0.321을 기록했다.
KIA는 후반기 불펜 평균자책점이 8.64(리그 9위)로 어려움을 겪었다. 마무리 투수 정해영과 필승조 조상우의 동반 부진에 고심이 컸는데 이번 트레이드로 조금은 숨통이 트인 셈이다. 대신 출혈이 적지 않았다. 예비 FA인 외야수 최원준과 이우성, 그리고 내야 유틸리티 선수인 홍종표가 NC로 이적했다. 3명 모두 1군 주전급 자원이다.
KIA 심재학 단장은 “이번 트레이트를 통해 즉시전력감 우완 불펜과 미래 내야수 자원을 확보했다”는 입장을 밝혔고, NC 임선남 단장은 “그동안 팀이 고민해온 중견수 보강과 장타력 강화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트레이드는 7월 17일 광주 NC전이 비로 취소되면서 시작됐다. 3일 연속 폭우로 계속 경기가 취소되자 NC 이호준, KIA 이범호 감독의 만남이 잦았다. 17일 우천 취소 후 두 감독은 따로 만남을 갖고 차 한잔 마시는 시간을 가졌다. 다음은 이호준 감독의 설명이다.
“이범호 감독과 차를 마시면서 조심스레 트레이드 이야기를 꺼냈다. 우리가 원하는 건 중견수 최원준이었다. 처음에는 최원준 이야기만 꺼냈는데 서로 카드를 맞추는 상황에서 판이 커졌다. 처음부터 3 대 3은 아니었다. 우리는 야수가 부족했고, KIA는 투수가 부족했던 게 잘 맞아 떨어졌다.”
이 감독은 당시 인터뷰에서 “최원준과 이우성은 즉시 1군에서 활용할 계획이고 홍종표는 2군에서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는데, 홍종표가 2군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자 시간 끌 필요가 없다며 이틀 만에 1군으로 불러들였다.
또한 이 감독은 “트레이드 마감일이 며칠 더 남은 터라 NC의 트레이드가 끝났다고는 말하기 어렵다”라고 여운을 남겼는데 손아섭을 현금과 신인 지명권을 받고 한화로 보내는 ‘빅딜’ 트레이드가 성사됐다.
이영미 스포츠전문기자 riverofly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