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까지 10개월~1년 소요…“재활 중인 선수가 그런 훈련 받았다는 건 이해되지 않아”

사회복무요원으로 병역 의무를 수행 중인 안우진은 주말이었던 8월 2일 키움의 퓨처스팀(2군) 홈구장인 고양 국가대표 야구 훈련장에서 자체 청백전에 등판해 1이닝을 소화했다. 이 청백전은 안우진의 실전 점검을 위해 만들어진 청백전이 아니라 경기에 많이 나가지 못한 선수들의 경기 감각과 회복 차원에서 진행된 것이라는 게 키움 관계자의 설명이다.
“7월 31일 퓨처스리그 경기 후 8월 5일 경기 전까지 정규시즌 경기가 없어 8월 2일 자체 청백전을 갖게 됐다. 주말이라 사회복무요원으로 군 복무 중인 안우진이 고양야구장에 나왔고, 안우진이 1이닝을, 나머지 7명의 투수들이 양쪽 마운드에 오르며 각각 1이닝씩 소화하고, 4이닝 만에 청백전이 마무리됐다.”
1회 마운드에 올라 공을 던진 안우진은 3명의 타자를 상대해 투구수 10개로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3개의 직구 구속이 155, 156, 157km/h를 찍을 정도로 빼어난 피칭을 선보였는데, 당시 키움 구단은 안우진의 투구 내용을 공개하며 그의 복귀에 대한 기대감을 부풀렸다.
그러나 청백전을 마친 이후 ‘사고’가 발생했다. 키움 관계자는 현장에 있던 오윤 퓨처스 감독대행과 코치들, 스태프들과의 면담을 통해 정리한 내용이라며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1회 투구를 마친 안우진은 불펜으로 옮겨 15개의 불펜피칭을 소화한 뒤 치료실에서 보강 운동과 치료를 받았다. 청백전 결과는 안우진이 속한 팀이 패했다. 청백전이 시작되기 전 그날 청백전에서 진 팀이 경기 후 외야에서 사이드 펑고를 받는다는 사실이 공지된 터라, 경기 종료 후 팀 미팅에 참여했던 안우진에게 추가 훈련 사실을 전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때 안우진은 파트 코치에게 자신은 아직 팀 훈련이 무리니 빼줄 수 없느냐고 정중히 부탁했다고 한다. 그런데 받아들여지지 않자 사이드 펑고 훈련에 참여했고, 훈련 분위기가 강압적으로 진행되진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키움 구단은 오윤 감독대행이 안우진에게 추가 훈련을 지시했다는 한 매체의 보도는 잘못 알려진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경기 후 팀 미팅 때 오윤 감독대행이 경기 내용 관련해서 코멘트하고, 그날 오후 3시에 선수 교육이 있어 팀 미팅도 빨리 끝났다고 들었다. 그래서 경기 전 공지한 대로 패한 팀은 외야 쪽에서 추가 훈련하고, 이긴 팀도 추가 훈련을 하는 등 각자 할 거 하자고 말한 다음 팀 미팅이 마무리됐다. 오윤 감독대행이 안우진을 지명해 추가 훈련하라고 말한 적은 없다고 들었다.”
보강 운동과 치료를 마치고 퇴근하려던 안우진은 팀 훈련에서 빠지려고 하다 자신의 의견이 받아 들여지지 않자 급히 다른 선수에게 외야 글러브를 빌려 사이드 펑고 훈련에 참여했다. 키움 구단은 안우진이 훈련 초반에 두세 개의 펑고를 받다 넘어졌고, 넘어지는 과정에서 수술했던 오른팔을 보호하려다 어깨를 땅에 부딪혔던 게 부상으로 이어졌다는 말도 덧붙였다.
키움 구단은 안우진의 부상 과정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 “지금 전한 내용들이 며칠 동안 구단이 조사한 가장 정확한 과정”이라며 “다른 것보다 선수의 안전 관리에 소홀히 한 구단과 현장의 잘못이 가장 크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안우진 부상이 야구계의 큰 이슈가 되자 키움 구단은 8월 5일 안우진의 부상 정도와 수술 여부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정리해 밝혔다.
“안우진은 2일부터 5일까지 총 세 차례에 걸친 정밀 검진 결과 오른쪽 견봉 쇄골 관절의 인대 손상이 확인됐고, 수술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구단과 안우진은 국내 병원을 포함해 2023년 팔꿈치 내측 측부 인대 재건 수술을 받았던 미국 켈란 조브 클리닉 등을 수술 병원 후보로 검토 중이다. 수술 후에는 약 1년여의 재활이 예상되며 내년 시즌 후반 무렵 팀에 복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키움 구단은 안우진에게 추가 훈련을 제안한 파트 코치가 안우진 부상 이후 미안한 마음과 책임감을 느껴 구단에 사임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파트 코치 A가 책임을 지고 사의 표명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부에선 ‘꼬리 자르기’가 아니냐는 의혹도 있었다. 구단은 절대로 그 코치에게 사퇴를 종용하지 않았고, A 코치가 자발적으로 책임을 지고 팀을 나갔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A 코치는 선수들 사이에서 신망이 두터운 지도자였다. 그도 수술한 이력으로 선수 생활하며 고생을 많이 했던 터라 수술 후 재활 중인 안우진의 상황을 가장 크게 걱정하고 염려한 코치였다고 한다. A 코치는 경기 후 예고된 추가 훈련이 패배한 팀에게 행하는 벌칙 개념이었던 터라 함께했던 안우진도 참여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던 건데 그 과정에서 예기치 못했던 부상이 발생한 것이다. 안우진은 부상 이후 A 코치의 사임 사실을 알고 왜 그 코치가 팀을 떠나야 하느냐며 안타까워했다는 후문이다. 수술한 선수가 다른 부위에 또 부상을 당했고, 다시 수술을 받아야 하는 상황들이 A 코치로선 감당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 안우진의 정확한 몸 상태는?
안우진은 정확한 부상 정도를 파악하기 위해 교차 검진을 받았다. 안우진을 진료했던 세종스포츠 정형외과 금정섭 원장은 안우진의 부상 정도가 3단계보다 조금 더 심한 5단계에 가깝고 그렇게 어려운 수술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의사들마다 다양한 방법의 수술을 추천했을 텐데 우리는 수술 부위에 금속판을 대거나 핀을 박는 게 싫어 관절 내시경으로 진행하는 해부학적 정복술을 권유했다. 이 수술은 시간을 끌기보다 가급적 빨리 받는 게 선수에게 더 나을 것이다.”
금 원장은 수술을 해봐야 정확한 시기를 알겠지만 지금 상태로는 수술 후 공을 잡고 가볍게 던질 수 있는 시기가 6개월 정도 지나야 할 것이고, 이후 안우진이 ITP(Interval Throwing Program. 재활 과정에서 단계별로 던지는 거리, 강도, 횟수를 늘려가는 투구 복귀 프로그램)를 어떻게 진행하느냐에 따라 빠르면 10개월에서 보수적 시각으로는 1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안우진 측은 미국과 한국의 병원에 수술 날짜 문의를 했고, 선수에게 최선의 방법이 무엇인지 파악한 뒤 곧 수술을 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안우진은 오는 9월 17일 사회복무요원 소집 해제를 앞두고 있었다. 그는 최근 자신의 개인 SNS에 최고 158.9km/h의 강속구를 자랑했을 정도로 성공적인 재활과 제대 후 팀에 복귀하는 시간만을 기다렸다. 2023년 9월 팔꿈치 내측 측부 인대 재건술을 받고 2년 만에 팬들을 만나는 거라 적잖은 설렘을 안고 있었다. 누구보다 몸 관리에 집중했던 안우진은 그날 청백전 후 펼쳐진 추가 훈련이 부담스러웠고, 그 부담으로 인해 코치에게 자신을 빼달라고 거듭 부탁했다가 훈련에 참여하면서 어깨 부상이 발생했다. 이건 키움 구단의 인정대로 전적으로 구단과 현장의 잘못이다. 충분히 사고를 막을 수 있었음에도 막지 못한 탓이 크다.
# 안우진을 잃은 대표팀
안우진은 이번 부상으로 잃은 게 너무 많다. 키움 팬들과 건강한 모습으로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놓쳤고, 2026년 3월에 열릴 예정인 WBC 출전도 불가능해졌다.
한국대표팀은 WBC 3연속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굴욕을 안고 있는 터라 KBO는 2026년 WBC를 위해 일찌감치 류지현 감독과 코칭스태프 선임 후 해외파 선수들과 접촉을 이어가며 최정예 대표팀을 꾸릴 예정이었다. 그중 안우진도 유력한 후보 중 한 명이었다. 물론 ‘학폭 이슈’가 남아 있지만 류지현 대표팀 감독은 안우진 관련 질문을 받을 때마다 “프로야구의 흐름과 전체적인 공감대가 자연스럽게 형성됐을 때 결론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안우진의 합류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그러나 안우진의 갑작스런 부상으로 WBC 대표팀은 중요한 투수 한 명을 잃었다.
2026 WBC 대표팀의 한 관계자는 안우진 부상 소식을 듣고 “결코 일어나면 안 되는 일이 발생했다”면서 “팔꿈치 수술을 받고 재활 중인 선수에게 아무리 가벼운 훈련이라고 해도 사이드 펑고를 받게 한다는 게 좀처럼 이해가 되지 않는다. 오히려 선수가 그런 훈련을 하려고 했다면 코치들이 나서서 만류했어야 할 일인데”라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수도권 팀의 한 트레이닝 파트 수석코치는 안우진 부상 관련해서 “다른 팀 선수지만 안우진 부상이 발생된 과정을 보면 정말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서 “아직 군 복무를 다 마치지 않은 선수에게 팀 단체 훈련을 받게 했다는 것과 건강한 몸 상태로 1이닝을 소화했다고 해도 재활 중인 선수가 사이드 펑고를 받았다는 건 도통 납득이 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영미 스포츠전문기자 riverofly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