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계엄 수습자로 당선됐지만…‘계엄 이후 비상 상황’ 프레임에 안주”

그는 “대한민국의 현대사를 돌아보면, 권력은 평시보다 비상시국을 선호해 왔다”며 “견제와 균형이 작동하는 평시와 달리 ‘비상’이라는 이름이 붙는 순간 많은 독선이 양해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비상시국은 헌정 질서의 중단을 정당화하는 도구가 되었고, 대한민국에서 비상은 언제나 독재의 서막을 알리는 신호였다”며 “5·16부터 5·17까지, 모든 계엄은 정변과 독재로 이어졌다. 그리고 불과 몇 달 전, 12·3 계엄이라는 또 하나의 비극을 목도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정부여당에서 연일 주장하는 ‘특별 수사기구’와 ‘특별 재판기구’는 무엇인가”라며 “일제가 즉결처분권을 가진 헌병으로 조선인을 통제했듯이, 평시 사법부를 우회하는 특별기구로 반대파를 제압하려는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자연인 이재명에게 유죄를 내린 판사와 무죄를 내린 판사가 공존하는 사법부, 그 최소한의 편차도 못 받아들이나”라며 “‘이재명에게는 무죄를, 윤석열 일당에게는 유죄를’ 내릴 판사들로만 구성된 맞춤형 재판부를 원하시는 건가”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건강한 사법부는 법관 간 견해 차이가 법의 테두리 안에서 경쟁하는 곳”이라며 “대통령께서 원하시는 ‘특별 재판기구’는 이런 편차를 거세하고 정치적 편향으로 유무죄를 가리는 정치재판부”라고 꼬집었다.
이어 “우리는 이미 ‘적폐청산’으로 비상이 일상화된 시절을 경험했다. 문재인 정부는 5년간 적폐 청산에 취해 협치 없이 갔고, 결과는 더 깊은 분열이었다. 이재명 대통령, 달라야 하지 않겠나”라며 “윤석열 대통령은 총선 패배 후에도 거부권에 중독되어 결국 계엄이라는 독배를 들이켰다. 이재명 대통령은 달랐으면 한다. 비상의 편리함이 전두엽에 스며들지 않기를. '비상'이 일상이 되는 순간, 민주주의는 죽는다”라고 당부했다.
또한 “대통령께서 임은정 검사를 동부지검장에 임명한 것은 검찰에도 ‘의인’이 있다고 인정하신 것 아닌가”라며 “그런데 왜 그 조직을 통째로 배제하고 특별기구를 만드는 건가. 결국 지지층 결집을 위해 비상을 계속 유지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대통령은 ‘비상’을 선호하는 건가, ‘평시 복귀’를 선호하는 건가”라며 “비상을 선택한다면 독재로 가는 출구 없는 고속도로에 올라탄 것이다. 국민은 계엄의 공포에서 벗어나기 위해 당신을 선택했다. 또 다른 비상에 갇히기 위해서가 아니다. 이제 평시로 돌아갈 때”라고 전했다.
박찬웅 기자 roone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