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의 이혼 소송 결과에 불만 품고 범행…앞서 결심 공판서 검찰은 ‘징역 20년’ 구형

재판부는 "피고인은 이혼소송 결과에 대한 개인적 불만을 이유로 불을 질러 승객들을 공포에 떨게했고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했다"면서 "이로 인해 대중교통 이용 안전에 대한 일반인의 신뢰가 크게 저해되고 그 불안이 한동안 가시지 않아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피고인에게 살인 범죄를 다시 저지를 위험성이 있다고 판단되지만 그 정도가 위치추적 장치를 부착할 만큼이라고 보이지는 않는다"며 검찰이 구형한 위치추적 전자장치 명령은 기각했다.
원 씨는 지난 5월 31일 오전 8시 42분쯤 5호선 여의나루역과 마포역 사이 터널 구간을 달리던 열차 안에서 인화성 액체를 뿌리고 불을 질러 자신을 포함 승객 160명을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치고 승객 6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열차에 타고 있던 약 400명 모두 대피해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으나 23명이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이송됐고, 129명이 현장에서 응급처치를 받았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화재로 인해 열차 1량이 일부가 소실돼 3억 3000만 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범행 뒤 긴급체포된 원 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내와의 이혼 소송 결과에 불만이 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조사 결과 원 씨는 이혼 소송 중 재산 분할 결과에 대한 불만과 아내에 대한 배신감을 갖고 범행을 결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원 씨는 사회적 관심의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휘발유를 미리 구입한 뒤 대중교통인 지하철에서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에 따르면 원 씨는 정기예탁금과 보험공제계약을 해지하고 펀드를 환매해 전 재산을 정리한 뒤 친족에게 송금하는 등 신변을 정리한 정황도 포착됐다.
앞서 9월 16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승객들의 대피가 조금만 지체됐더라도 큰 인명피해가 발생했을 수 있어 중형 선고가 불가피하다"면서 원 씨에게 징역 20년과 전자장치 부착명령 10년, 보호관찰 3년을 구형했다.
원 씨는 최후 진술에서 "하고 싶은 말이 없다"면서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우현 기자 woohyeon1996@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