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특검 이어 검사 추가 차출 시 민생 수사 차질 우려”…검찰 내부 반발 확산

서울남부지검은 2024년 12월 건진법사 전성배 씨 집에서 5000만 원어치 한국은행 관봉권을 발견했다. 그런데 이후 관봉권 검수 날짜, 담당자, 부서 등 정보가 적힌 띠지와 스티커를 분실했다. 이런 사실은 지난 8월 언론 보도로 뒤늦게 알려졌다.
‘쿠팡 근로기준법 위반 사건’은 이 사건 수사를 담당한 문지석 전 부천지청 부장검사(현 광주지검 부장검사)가 10월 15일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 눈물을 흘리며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기소가 가능했으나 무혐의 처분하라는 외압을 받았다”고 주장하며 불거졌다. 엄희준 당시 부천지청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대검은 관봉권 사건과 관련해 압수물을 관리했던 수사관들의 자택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했고, 쿠팡 사건과 관련해서는 인천지검 부천지청에 대한 현장조사를 했으나 별다른 결과를 내놓지 않으면서 상설특검의 계기가 됐다.
법무부에서 상설특검 결정을 발표하자 검찰 내부에서는 반발이 나오고 있다.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서는 검찰의 중립성을 정부가 나서서 부정하고 있다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법조계에서는 상설특검이 가동될 경우 이미 3대 특검으로 많은 인원이 차출된 상황에 추가 차출까지 이뤄져 실무를 담당할 검찰 구성원이 없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인원이 부족해 민생범죄를 처리가 늦어진다는 것이다.
대검찰청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10월 16일 기준 전국에서 114명의 검사가 특검에 파견됐다. 전국 지방검찰청과 지청 60곳 중 24곳이 특검으로 인력을 보냈으며 파견자가 없는 곳은 36곳이다. 구체적으로 전국 최대 규모인 서울중앙지검에서는 정원 267명 가운데 28명(10.5%)이 특검에 나가 가장 많았고, 부산지검(7.1%), 부산서부지청(9.1%), 부산동부지청(8.8%) 등도 10%에 가까운 인력이 비어 있다. 간부급 검사가 다수인 대검찰청(7.8%)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
게다가 개정된 특검법에 따라 3대 특검에는 최대 50명을 추가로 파견할 수 있고 상설특검법에 따라 최대 5명의 검사를 파견할 수 있다. 현재 상황에서 추가로 55명의 검사가 더 검찰청을 비울 수 있는 셈이다.
특검이 가동되기 직전인 6월 전국 검찰청 미제 사건은 7만 3395건에서 8월 말 9만 5730건으로 두 달 만에 30.4%가량 증가했다. 특검 수사 기간이 연말까지 연장됐고 상설특검까지 추가되면서 미제 사건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도 한다.
실제로 검찰 내 수사관들은 부족한 인력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한 서울중앙지검 수사관은 “현재 각 지방청에서 수사 역량이 있는 검사와 수사관 대부분은 이미 특검에 파견됐다”며 “상설특검법에 따라 5명 이내의 검사, 30명 이내의 수사관을 또 파견할 경우 민생 범죄에 대한 대응이 전혀 안 되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3대 특검에서도 증원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렇게 되면 구성원 수로 보면 하나 이상의 지방검찰청이 그저 이름 걸고 있는 상황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법무부는 검찰의 인력부족 문제에 대해 신임 검사 임용을 비롯 대안을 마련 중이라고 답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최근 139명의 신임 검사를 전국 각지의 검찰청에 고르게 배치해 일선 검찰청의 인력 부족 상황을 어느 정도 완화했다”며 “또 검사 신규 임용 규모 확대, 일선청 근무 검사 확대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신임 검사들이 수사 능력을 갖추는 데는 시간이 필요해 사건 적체 현상이 빠르게 완화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법무부 관계자는 “상설특검을 결정한 계기는 대검의 감찰보고서를 국민들이 믿지 못한다는 것이 컸다”며 “경찰의 수사나 공수처의 수사를 믿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신뢰를 잃은 검찰의 감찰 결과를 믿지 못하는 국민들의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빠르게 상설특검을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철준 기자 cj5121@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