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산업 분류’ 프리미엄에도 성과 기대치 밑돌아…최대주주 이재웅 전 대표는 유투바이오 인수 집중

쏘카는 2023년 11월 ‘쏘카 2.0’을 발표했다. 2025년 연간 거래액 1조 원, 매출 7100억 원, 영업이익 1000억 원(영업이익률 17%) 달성을 목표로 내걸었다. 하지만 올해 영업이익은 184억 원 정도에 그칠 전망이다. 영업이익률 또한 3.9%에 불과하다. 그런 상황에서 최대주주인 이재웅 전 대표는 또 다른 코스닥 상장사 유투바이오를 인수하고 벤처투자 지주회사로 전환한다고 해 쏘카 주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이 전 대표의 관심이 쏘카보다는 유투바이오에 쏠리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원대했던 ‘쏘카 2.0’, 현실은 달랐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쏘카가 매출 4732억 원, 영업이익 184억 원, 순이익 1억 원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한다. 그리고 내년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9.46%, 25.00%, 내후년에는 4.54%, 25.65% 성장할 것이란 게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예상치)다.
매해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긴 하지만, 주주들 입장에서는 아쉽다는 반응이 나온다. 차량 공유 플랫폼사로서 폭발적인 성장성을 보여줄 것으로 믿고 투자했지, 한 자릿수 매출 성장을 기대했던 것이 아니라는 얘기다. 이 때문인지 쏘카 주가는 2022년 상장 직후 3만 원에 육박했던 수준에서 현재 1만 1000원대로 꾸준히 뒷걸음질치고 있다.
쏘카는 2022년 8월, 주당 2만 8000원에 상장한 뒤 잠시 공모가를 웃돌았다가 이내 밀리기 시작했다. 당시 내걸었던 로드맵은 물론이고, 2023년 제시한 목표치마저 달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쏘카에 대한 기대감을 낮출 수밖에 없는 근거가 예상 영업이익률이다. 증권가 추정치에 따르면, 내년과 내후년 쏘카의 영업이익률은 각각 5.1%와 5.3%다. 이는 현재 롯데렌탈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낮은 수준이다. 롯데렌탈은 올해 3분기 영업이익률이 11.7%를 기록했는데, 쏘카의 영업이익률이 더 낮은 것은 렌터카업체보다 훨씬 많은 마케팅 비용 집행 때문으로 알려졌다.
카셰어링과 렌터카업종은 사용자 입장에서는 차량을 빌린다는 측면에서 똑같다. 그러나 카셰어링에 대한 기대가 더 큰 것은 세 가지 이유 때문이다.
첫째 렌트 기간이 일·월·연 단위인 렌터카와 달리 카셰어링은 시간·분 단위로도 쪼개는 것이 가능하다. 차량 회전율을 극단적으로 높일 수 있는 것이다. 차량 한 대로 많게는 3~4배 많은 매출을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이 카셰어링 업종이 갖는 장점이었다.
두 번째는 IT 기술을 활용해 고객 빅데이터를 분석함으로써 렌터카 업계보다 더 많은 이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카셰어링은 불특정 다수의 많은 사람이 사용한다는 점이 장점이면서도 단점인데, 자율주행과 같은 기술이 새로 도입되면 이 문제도 해결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등은 먼 미래 자율주행 기술이 완전히 상용화하면, 개인이 차량을 소유할 필요도 없을 것이라고 단언한다. 이 같은 미래가 실제로 펼쳐지면 당연히 카셰어링업체가 유리한 국면이 펼쳐질 수밖에 없다.
끝으로 세 번째 장점은 플랫폼으로서의 가치다. 차량 공유시장이 훨씬 커지면, 이 플랫폼으로 신사업이 가능할 것이란 계산이 있었다. 쉽게 말해 쏘카 애플리케이션(앱)에 온 국민이 수시로 접속하게 되면, 쏘카가 새로 추진할 수 있는 사업이 많아질 것이라는 얘기다.
이 같은 기대는 현재까지는 무르익지 않았거나, 당장은 현실화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금은 오히려 카셰어링 업체 간 경쟁 과열로 인해 더 많은 마케팅 비용을 집행해야 하며, 다수 이용자가 사용함에 따른 감가상각 리스크에 노출해 있다.
그에 비해 렌터카업체는 금융을 일으켜 차량을 구입한 뒤 장기 임대해주는 일종의 자산운용 사업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사업 구조가 단순하고 계절성을 타지 않아 훨씬 안정적으로, 그러면서도 비용을 줄이면서 사업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롯데렌탈은 주가와 자산을 비교하는 주당순자산비율(PBR)이 0.81배, 쏘카는 2배가량이다. 예전 한참 벌어졌을 때와 비교하면 격차가 줄어들기는 했는데, 그래도 여전히 자산가치만을 고려했을 때 쏘카가 2배 이상 주가가 비싸다는 의미다.
#이재웅 전 대표의 관심은 의료 IT?
이런 상황에서 쏘카의 최대주주인 이재웅 전 대표는 최근 다른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유투바이오를 협상 끝에 인수하기로 한 것이다. 이 전 대표는 장내매수 방식으로 유투바이오 주식 31만 6382주를 취득했고, 이어 본인이 보유하고 있던 쏘카 주식을 현물출자하는 방식으로 225만 7000주를 추가 취득해 지분율을 19%로 끌어올렸다. 뒤이어 유투바이오 기존 최대주주와 경영권 분쟁이 붙는 듯한 기미를 보이자 아예 340만 1096주(25.11%)를 사들여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현재 지분율은 44.11%에 달한다.

두 사람은 유투바이오를 벤처투자 지주회사로 전환해 나갈 계획이다. 12월 31일 열릴 임시 주주총회에서 인수합병(M&A) 및 구조조정 관련 사업, 지분 투자 및 부대사업, 경영·재무·전략·투자 자문업 등을 사업 목적에 추가할 계획이다. 이 전 대표는 또 기타비상무이사로 직접 이사회에서 활동할 방침이다.
이 전 대표가 새로운 기업을 인수한 만큼, 당분간 관심은 이쪽으로 쏠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 쏘카 주주들의 지적이다. 실제 이 전 대표가 다음커뮤니케이션 매각 이후 쏘카를 시작했지만 타다(법인명 VCNC), 소셜네트워크서비스 비트윈 등으로 관심 범위가 여러 차례 바뀐 바 있다.
현실적인 난관에 부딪힌 쏘카 대신, 다른 창업에 관심이 집중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쏘카 지분을 들고 있는 한 사모전문 자산운용사 대표이사는 “쏘카가 순이익을 내겠다고 천명했다는 건 역설적으로 시장 개척은 끝물에 다다랐다는 의미일 수 있다”면서 “이익을 내는 데 집중하면 재무제표는 깨끗해지겠지만, 주가 측면에서는 다소 부정적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민영훈 언론인
박호민 기자 donkyi@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