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카’ 인수설에 “사실무근” 선그어…현대캐피탈 “시장 상황 주시하며 차별화 전략 마련할 것”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현대자동차그룹 본사. 사진=임준선 기자](https://storage1.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5/0214/1739513162065972.jpg)
어피너티는 2025년 1분기 내 호텔롯데와 부산롯데호텔이 보유한 롯데렌탈 지분 56.2%에 대한 주식매매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2024년 8월 SK렌터카 지분 100%를 인수했던 어피너티는 주식매매 계약을 완료하면 렌터카 인가대수 기준 1·2위 업체를 품게 된다. 2024년 3분기 기준 롯데렌탈의 시장 점유율은 20.8%(25만 7098대), SK렌터카는 15.7%(19만 4782대)다. 합산 시장점유율 36%에 이르는 공룡 렌터카 기업 탄생이 임박했다.
현대차그룹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월 9일 서울경제는 현대차그룹이 중형 렌터카 업체인 ‘아마존카’ 인수를 추진 중이라고 보도했다. 아마존카 보유 대수는 2025년 1월 기준 2만 1540대로 대기업·캐피탈을 제외한 렌터카 업체 중 1위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기아를 통해 장기 렌터카 사업을 하고 있다. 1년 미만 자동차 대여 서비스업은 2018년부터 중소기업적합업종에 지정, 대기업의 신규 진입이 막혔지만 최근 중소기업적합업종에서 제외되면서 단기 렌터카 시장의 대기업 진출이 가능해졌다.
현대차그룹은 2017년 업계 3위였던 AJ렌터카(현 SK렌터카) 인수를 검토했던 적이 있다. 해외 렌터카 시장 진출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 2020년 2월 현대차그룹은 현대캐피탈을 앞세워 독일의 1위 렌터카업체이자 글로벌 4대 렌터카 기업 중 하나인 식스트(Sixt SE) 지분 28%를 인수했다. 식스트가 보유한 리스사인 식스트 리싱(Sixt Leasing SE) 지분 41.9%도 확보했다.
이와 관련,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아마존카 인수 추진은 사실무근”이라며 “렌터카 사업 경쟁력 제고와 관련해서는 드릴 말씀이 없다”고 밝혔다.
![현대캐피탈을 비롯한 여신전문금융사들은 본업비율 제한으로 렌터카 사업 확장이 어려워 롯데렌탈-SK렌터카 독주 체제를 깨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사진=롯데렌탈·SK렌터카 제공](https://storage1.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5/0214/1739513677575900.jpg)
렌터카 시장점유율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게 될 롯데렌탈-SK렌터카 독주 체제를 깨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렌터카 업계 한 관계자는 “렌터카 시장에서는 자금조달 비용을 아껴서 이윤을 창출하는 능력이 굉장히 중요하다”며 “업체 규모가 클수록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고 밝혔다.
렌터카 사업은 주로 차입과 사채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 신차를 구매한다. 약 3~4년 동안 렌터카로 운용하면서 렌털료를 받다가, 중고차로 매각해 수익을 얻는 것이 비즈니스 모델이다. 신용도가 높아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대기업이 업체 경쟁구도에서 우위에 있다.
지난해 신용평가사들은 SK렌터카의 신용등급을 강등했다. 대주주가 SK그룹에서 어피너티로 바뀐 것을 등급 산정에 반영했다. 롯데렌탈도 같은 이유로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이 제기된다. 그러나 기준금리와 시장금리가 하향세이기 때문에 렌터카 사업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돼가고 있다는 평가다.
시장 점유율 3위를 차지하고 있는 현대캐피탈(12.8%)을 비롯해 하나캐피탈, KB캐피탈 등 금융사들은 렌터카 시장에서 중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여신전문금융업법과 감독규정에 따른 본업비율 제한으로 인해 캐피탈사 등 여신전문금융사(여전사)는 렌터카 사업 확대가 어렵다.
안도현 하나투자증권 연구원은 “캐피탈사의 본업비율 제한이 있어 렌털자산 확충이 어렵고, 차량 자산에 대한 관리도 녹록지 않다”며 “렌터카 시장에서 캐피탈사들의 점유율 확장세가 지속되는 건 어렵다”고 내다봤다.
금융당국은 캐피탈사의 렌털자산 평균 잔액이 리스자산의 평균잔액을 초과하지 않게끔 제한한다. 부수업무가 본업을 넘어서는 수준까지 영업할 수 없도록 하려는 취지다. 여신전문금융업법과 감독규정 상 렌털업은 여전사의 부수업무로 분류된다. 또 여전사는 1년 미만 단기 렌털·리스 상품을 취급할 수 없다.
규제 위반을 피하기 위해 렌터카 재산을 처분한 사례가 있다. 현대캐피탈은 2020년 3월 신한카드에 5000억 원 상당 1만 4000여 대 렌터카를 매각했다.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19년 12월 말 기준 현대캐피탈의 운용리스자산, 금융리스자산 합은 3조 257억 원이었다. 렌털자산은 2조 9463억 원으로 리스자산액과 794억 원밖에 차이나지 않았다.
이와 관련,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SK렌터카에 이어 롯데렌탈까지 인수한 어피너티의 시장지배력이 커지는 것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추후 렌터카 시장 상황을 지켜보면서 차별화된 전략을 만들고, 경쟁력을 키우겠다”고 밝혔다.
노영현 기자 nog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