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용역 제공 있었는지 여부가 관건…다른 ‘연예인 가족 회사’에 영향 끼칠 가능성도

국세청은 이 부분을 비교적 명확하게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은우 모친이 설립한 A 법인이 판타지오와 차은우 사이 독립적인 엔터 관련 용역을 제공했다고 보기 어렵고, 이에 따라 법인을 통해 귀속된 소득 역시 정상적인 법인 소득으로 인정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이는 계약서나 법인 설립의 적법성보다 실제 업무 수행 여부를 기준으로 판단하는 실질과세 원칙에 따른 것이다.
현재 국세청은 A 법인을 실질적인 사업 활동이 없는 '페이퍼컴퍼니'로 보고 조세 회피 목적의 소득 귀속 구조라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개인에게 귀속돼야 할 소득을 법인으로 이전함으로써 최고 45%에 달하는 소득세율을 적용받지 않도록 한 구조가 조세 회피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A 법인은 설립 이후 두 차례의 본점 이전과 한 차례의 조직 변경을 거쳤다. 2019년 7월 경기 안양에서 설립된 뒤 2020년 6월 경기 김포로 이전했고, 2022년 6월에는 인천 강화군으로 다시 본점을 옮겼다. 특히 이 강화군 주소지가 차은우 가족이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진 장어요리집이라는 점이 전해지면서 연예 매니지먼트 용역과의 실질적 연관성을 두고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처럼 실체가 불분명한 A 법인에 대해 판타지오 측은 첫 번째 입장문을 통해 "이번 사안은 차은우의 모친이 설립한 법인이 실질 과세 대상에 해당하는지가 주요 쟁점"이라며 "법 해석과 적용을 둘러싼 쟁점에 대해 적법한 절차에 따라 적극 소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A 법인이 페이퍼컴퍼니, 즉 실체 자체가 없는 유령회사인지 아닌지와 과세 대상으로서의 '용역 제공 범위'의 해석을 따져보겠다는 것이다.
세무 실무와 판례에서 유령회사로 평가되는 경우는 형식상 법인은 존재하나 독립적인 인력이나 조직 없이 실질적인 사업 활동이 없고, 소득을 이전하거나 세 부담을 줄이기 위한 통로로만 기능한 것을 말한다. 과거 엔터계 사례에서 실질 용역 제공이 인정되는 것은 법인이 독립적인 인력과 조직을 갖추고 계약상 업무를 실제로 수행했으며, 대가 역시 시장 관행에 비춰 합리적이라는 점까지 입증됐을 때였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이번 사안의 핵심은 'A 법인이 없었더라도 차은우의 활동과 수익 구조가 달라졌을지' 여부에 있다. 만일 법원 역시 그렇지 않다고 판단한다면 A 법인은 실질 없는 중간 매개체로 평가될 수 있으며 탈세 금액의 크기와 무관하게 구조적 문제도 인정될 수 있다. 다시 말해 법적 다툼을 통해 최종 추징액에 차이가 생길 수는 있어도, '탈세' 자체에 대한 국세청의 판단이 뒤집힐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차은우 측이 법무법인 세종을 앞세워 과세적부심사와 이후 절차를 준비하는 것도 이 같은 구조적 불리함을 감안하는 대응으로 보인다. 다만 과세적부심사 단계에서도 이미 정리된 사실관계가 뒤집히는 경우는 많지 않다. 이후 조세심판이나 행정소송으로 넘어가더라도 법원 역시 A 법인의 실질적인 업무 수행 여부와 소득 귀속 구조를 중심으로 판단하게 되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사안은 엔터테인먼트 산업 전반에서 연예인의 가족 법인과 용역 구조가 어디까지 허용될 수 있는지의 기준을 정하는 또 다른 사례로 남을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 받는다. 기존 판례에 따르면 가족이 관여한 법인이나 특수관계자 간 거래의 경우 법원은 "거래 형식이 정상적인 것처럼 보이더라도 그 실질이 조세 부담을 부당하게 감소시키기 위한 것인지 여부를 면밀히 살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 과정에서 법인이 독립적인 인력과 조직을 갖추고 있었는지, 계약상 업무를 실제로 수행했는지, 대가가 합리적인 수준이었는지 등이 핵심 판단 요소가 된다.
한편 차은우는 1월 26일 공식입장을 내고 "추후 진행되는 조세 관련 절차에 성실히 임하겠다. 또한 관계 기관에서 내려지는 최종 판단에 따라 그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그에 따른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튿날인 27일 소속사 판타지오 역시 "현재 제기된 사안은 세무 당국의 절차에 따라 사실 관계가 확인 중인 단계로 소속사와 아티스트는 각각의 필요한 범위 내에서 충실히 조사에 임하고 있다. 향후 법적·행정적 판단이 명확해질 경우 그 결과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책임있게 이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이번에도 양 측 모두 'A 법인의 용역 제공 여부'와 관련해서는 언급하지 않아 논란의 핵심을 비껴나가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