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투자특별법 현재 국회 기재위 계류…비준 필요하다며 입법 반대하는 야당 설득이 관건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은 28일 CNBC 인터뷰에서 "한국 국회가 무역 합의를 통과시키지 않았기 때문에, 그들이 승인하기 전까지는 한국과의 무역 합의는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베선트 장관은 (한국 국회에서) 입법될 때까지 25% 관세를 적용 받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하는 것이 상황을 진전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한국의 입법을 압박하기 위한 관세 부과 절차 진행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지난해 10월 말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에서 한미 양국은 대미 투자 패키지 세부 내용을 합의했다. 이후 11월 우리 정부는 대미투자특별법을 통해 합의 내용을 법제화하고, 미국 정부는 대미투자특별법이 발의되는 달의 1일부로 관세 인하(15% 상한)를 소급 적용키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특별법 발의는 지난해 11월 26일 이뤄졌다.
김용범 대통령정책실장은 1월 28일 청와대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올리겠다고 말은 했지만 실제 절차는 관보 작업이 돼야 하기 때문에 그런 일이 없도록 협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한미 간 협의를 위해 급거 미국을 방문했다. 김 장관은 29일(현지시각) 미국 쪽 카운터파트인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회동할 예정이다.
현재 대미투자특별법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계류돼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2월 내, 늦어도 3월 초까지는 대미투자특별법을 처리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야당인 국민의힘이 이에 반대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한미 합의 내용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사안이어서 비준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현재 국회 의석 분포상 민주당은 단독으로도 입법이 가능하다. 하지만 사안이 중대해 여야 합의를 통한 입법이 바람직하다는 것이 정부와 여당의 판단이다.
미국이 압박의 수위를 높이는 만큼 결국 여야가 협상을 통해 입법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야당 입장에서도 시간을 끌면 오히려 관세를 부활시켰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어서다. 국민의힘도 시급성을 감안해 특별법 논의에 임하는 대신 법안 내용에 요구사항들을 관철시킨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최열희 언론인 maste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