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계 “명확한 의도로 도구 사용, 극히 드문 사례” 놀라

비엔나의 수의과대학 연구진 역시 이 행동이 단순히 물건을 가지고 노는 행위가 아닌, 진정한 의미의 ‘도구 사용’일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리고 이를 검증하기 위해 통제된 환경에서 관찰 실험을 하기로 했다.
연구진은 긴 손잡이가 달린 막대 브러시를 바닥에 무작위로 놓아둔 후 ‘베로니카’의 행동을 지켜보았다. 얼마 후 ‘베로니카’가 혀와 이빨을 이용해 브러시를 집어 든 후 눈에 띄게 정교한 움직임으로 몸의 특정 부위를 향해 가져갔다. ‘베로니카’는 등처럼 피부가 두꺼운 부위를 긁을 때는 솔이 달린 쪽을, 배나 젖처럼 민감한 부위에는 브러시를 돌려 매끄러운 손잡이 부분을 사용하는 영리함까지 보였다.
과학자들은 이러한 행동을 ‘유연하고 다목적적인 도구 사용’이라고 부르면서, 이는 인간을 제외한 동물에게서는 극히 드물게 나타나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부 동물들이 제한적이고 반복적인 방식으로 도구를 사용하는 모습이 관찰된 적은 있었지만, ‘베로니카’의 행동은 명확한 의도와 적응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차원이 다르다”고 덧붙였다.
또한 연구진은 대부분의 소들이 탐색이나 혁신을 시도할 기회가 거의 없는 매우 제한된 환경인 축사 안에서 살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만큼 고도의 인지능력을 발휘할 기회가 없었다는 것이다. 반면, ’베로니카’의 경우에는 비교적 풍요로운 환경과 긴 수명 덕분에 타고난 호기심과 문제 해결 능력을 이끌어냈을지도 모른다고 연구진은 추측했다. 출처 ‘커렌트바이올로지’.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