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가너·콜 등 대형 투수들도 FA 계약 앞둬…다년 계약 원한다면 다저스 잔류 어려울 듯
‘몬스터’ 류현진은 올시즌을 마지막으로 FA 계약을 앞두고 있다. 연합뉴스
[일요신문] 올 시즌 최고의 성적을 올리며 사이영 상 후보에 오른 ‘몬스터’ 류현진(32·LA다저스)은 FA 시장에서 어떤 대우를 받게 될까. 최근 미국 CBS에서는 류현진을 내년 FA 선수들 중 5위로 평가하며 2년 4000만 달러(약 500억 원)의 계약을 전망했다.
미국 스포츠전문매체 메이저리그 단장 출신 칼럼니스트인 짐 보우덴은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디 애슬레틱’에 예비 FA 선수들의 순위를 매겼는데 이 글에서 류현진은 3위에 올라 있다. 류현진이 평균자책점, 조정 평균자책점,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 9이닝 당 볼넷 부문에서 최고의 성적을 내고 있다며 스스로 대형 다년 계약 준비를 마쳤다고 평가했다. 이 매체는 류현진에게 관심을 가질 만한 팀으로 밀워키 브루워스, 필라델피아 필리스, 보스턴 레드삭스, 미네소타 트윈스, LA 에인절스, 텍사스 레인저스,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등 8개 팀을 언급했다.
류현진의 에이전트인 보라스 코퍼레이션의 한 관계자는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아직은 시즌 중이라 류현진의 FA를 예상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설명했다.
“커쇼도 올 시즌을 앞두고 다저스와 계약을 연장할 때 모든 일들이 시즌 이후에 진행됐다. 류현진도 마찬가지다. 시즌 중에 미리 구단과 계약 관련해서 이야기가 오가지 않을 것이다. 특히 다저스는 시즌 중 절대 선수 측과 접촉하지 않는다.”
올 시즌을 마치고 FA가 되는 선수들 중에는 유독 투수들, 그중 에이스로 활약하는 투수들의 이름이 눈에 띈다. 매디슨 범가너(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게릿 콜(휴스턴 애스트로스), 댈러스 카이클(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콜 해멀스(시카고 컵스) 등 면면이 화려하다.
보라스 코퍼레이션 관계자는 류현진에게 관심을 가질 만한 팀으로 투수 상황을 먼저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저스 외에 휴스턴, 뉴욕 양키스, 샌프란시스코에서 관심을 가질 것이다. 특히 샌프란시코는 다저스에서 단장을 맡았던 파한 자이디가 사장으로 가 있는 터라 류현진을 잘 알고 있고 실제 류현진을 좋아한다. 올 시즌 마치면 보치 감독이 은퇴하고, 새로운 감독이 선임되면서 선수단이 재편성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후 마운드를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따라 류현진에 대한 관심도가 결정될 것이다.”
그렇다면 계약 기간과 몸값은 어떻게 결정될까. 보라스 코퍼레이션 관계자는 두 가지 관점을 나타냈다.
“에이전트는 기간을 앞세울 것이고, 선수는 액수를 볼 수 밖에 없다. 그 액수가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타협점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만약 류현진이 사이영 상을 수상한다면 FA 계약에 영향을 미치게 될까? 보라스 코퍼레이션 관계자는 별다른 영향은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단이 FA 계약을 할 때 보는 관점은 부상 경력, 그동안 소화했던 이닝 수, 성적 등이다. 우리로서는 류현진의 2017년부터 2019년 성적을 앞세울 수밖에 없다. 2013년, 2014년 성적은 너무 오래 전의 성적이라 거론하기 어렵다. 개인적으로는 류현진한테 3, 4년이 아닌 5년 정도의 계약 기간을 만들어주고 싶다. 지금까지 다저스에서 52승을 이뤘는데 통산 100승은 채우고 한국으로 돌아가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한편 송재우 메이저리그 해설위원은 류현진이 다년 계약을 원할 경우 LA 다저스에 잔류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다저스의 프리드먼 사장은 철저히 대형 계약을 회피하는 스타일이다. 다저스는 최근 토니 곤솔린, 더스틴 메이 등을 빅리그로 불러 들여 포스트시즌에 대비하고 있다. 유망주들을 빅리그로 올린 건 올 시즌을 마치고 FA로 풀리는 류현진과 리치 힐의 공백을 미리 대비하려는 작전이다. 유망주들이 좋은 활약을 펼친다면 다저스로서는 류현진과의 FA 계약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젊은 투수들이 있기 때문에 류현진 계약에 조바심내지 않는 것처럼 보일 수 있는 것이다. 이미 로버츠 감독은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내년 시즌 유리아스를 선발 로테이션에 넣겠다고 선언했다. 만약 다저스가 류현진과의 FA 협상에 나선다면 계약기간은 3, 4년, 연봉 2000만 달러(총 연봉 6000만~8000만 달러)가 최대치가 될 것이다.”
송재우 위원은 류현진의 다년 계약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에 33세가 되는 선수에게 5년 이상의 다년 계약을 안기는 팀은 찾아보기 힘들 것이라고.
“메이저리그는 여전히 강속구 투수를 선호한다. 류현진이 아무리 올 시즌 대단한 활약을 펼쳤다고 해도 그들의 눈은 매디슨 범가너, 게릿 콜 등 강속구 투수한테 쏠릴 수밖에 없다. 제구력이 뛰어난 류현진이지만 구속 관련해서는 다른 FA 선수들에 비해 다소 밀릴 것으로 보인다.”
이영미 스포츠전문기자 riverofly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