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자 입장문 발표…조현아 “전문경영인 체제 강화 위해 모든 노력 다할 것”
현재 한진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한진칼의 주주구성을 살펴보면 조원태 회장 6.52%, 조현아 전 부사장 6.49%, 조현민 한진칼 전무 6.47%다. KCGI의 한진칼 지분율은 17.29%, 반도건설은 8.2%다.
KCGI 산하 투자목적회사 그레이스홀딩스는 31일 조현아 전 부사장, 반도개발과 한진칼 주식에 대한 공동보유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이로써 그레이스홀딩스와 특수관계자의 한진칼 지분율은 32.06%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31일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와 반도건설과 손잡고 적극 협력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2019년 7월 필리핀 가사도우미를 불법 고용한 혐의로 선고공판을 받은 조현아 전 부사장. 사진=고성준 기자
이날 조 전 부사장, KCGI, 반도건설은 3자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대한항공을 비롯한 한진그룹의 현재 경영이 심각한 위기상황이며 그것이 현재의 경영진에 의하여는 개선될 수 없다”며 “전문경영인 제도의 도입을 포함한 기존 경영방식의 혁신 및 경영 효율화를 통해 주주가치의 제고가 필요하다는 점에 함께 공감했다”고 전했다.
2019년 12월, 조현아 전 부사장 측은 “선대 회장(고 조양호 회장)의 유지에 따라 한진그룹을 지속적으로 성장, 발전시키고자 하는 의지를 갖고 있고 이에 대해 깊은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조원태 회장은 공동 경영의 유훈과 달리 한진그룹을 운영하여 왔고, 지금도 가족 간의 협의에 무성의와 지연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조원태 회장을 비판한 바 있다.
앞서 2019년 11월, 한진그룹 인사에서 조현아 전 부사장은 포함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조 전 부사장이 경영 복귀를 위해 조원태 회장 비판에 나서는 것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조 전 부사장, KCGI, 반도건설은 “우리 세 주주는 경영 일선에 나서지 않고 전문경영인에 의한 혁신적 경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혀 경영 복귀는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조 전 부사장 측은 전문경영인 체제 강화를 주장했다. 이들은 이어 “한진그룹의 전문경영인 체제와 이사회 중심 경영을 강화해 어느 특정 주주 개인의 이익에 좌우되지 않고 그동안 소외되었던 일반주주들의 이익을 증진하며 주주 공동이익을 구현할 수 있는 모범적인 지배구조를 정립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이들 주장대로 전문경영인 체제가 강화되면 한진그룹에 대한 조원태 회장 측의 영향력이 줄어든다. 당장 오는 3월 예정된 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서 조원태 회장의 대한항공 대표이사 퇴진을 요구할 수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조 전 부사장 측 입장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지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박형민 기자 god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