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25주년 기념 영상 속 이 회장 모습 공개…1993년 신경영선언 등 임직원에 영감 불어넣어
[일요신문]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경영 일선 육성을 담은 영상이 일요신문 유튜브채널 ‘일요신문U’를 통해 공개됐다.
일요신문이 단독 입수한 해당 자료는 2012년 이건희 회장의 취임 25주년을 기념하고자 삼성 내부에서 제작한 영상이다. 1988년 삼성그룹 회장 취임부터 시작해 반도체 신화, 신경영 선언 등에 이르기까지 이건희 회장의 주요 업적 및 경영 가치를 총 25편 영상에 담았다.
일요신문U는 삼성의 글로벌 도약을 이끌며 한국 경제 성장의 주춧돌을 놓은 주역이자 한국에서 가장 성공한 기업인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고인을 회상하고 그가 남긴 족적을 고인의 경영 일선 모습과 육성을 통해 되돌아봤다.
이건희 회장은 삼성 직원들은 물론 한국 사회를 향해 여러 말을 남겼다. 1987년 그가 회장에 취임 당시 10조 원이었던 매출은 2018년 387조 원으로 약 39배 늘었다. 이익은 2000억 원에서 72조 원으로 259배, 같은 기간 주식 시가총액은 1조 원에서 396조 원으로 396배나 증가했다. 삼성을 글로벌 넘버5의 브랜드 가치를 가진 국가 브랜드기업으로 성장시켰다.
공개된 영상에는 “마누라, 자식 빼고 다 바꿔보자”고 말했던 1993년 프랑크푸르트 신경영 선언을 비롯해 글로벌 경영, 디지털 경영, 나눔 경영 등 여러 회의 석상에서 삼성 임직원들에게 영감을 불어넣는 이건희 회장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이건희 회장은 반도체 산업 호황으로 성공 가도를 달릴 때조차 ‘위기론’을 내세우며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맨날 같은 넥타이만 매고 있으니 (시대) 변화를 못 느낀다”며 삼성 임직원들의 안일함을 질책하는 모습도 있다. 삼성그룹이 ‘초일류 기업’으로 우뚝 선 이면에는 이건희 회장의 호된 꾸지람이 있었던 것.
“앞으로의 세상은 디자인이 중요해진다” “1명당 1대의 (휴대폰) 단말기를 갖고 다니는 시대가 반드시 온다” 등 1990년대 중반부터 21세기 미래상을 예측하며 대비하던 고인의 육성도 들을 수 있다.
10월 28일 ‘마지막 출근’을 마친 78세의 이건희 회장은 수원 선산에 묻혔다. 유족인 부인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아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사위 김재열 삼성경제연구소 사장 등이 가는 길을 함께했다.
고석희 기자 koseokhee@ilyo.co.kr
조재진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