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체인지업 문제 있다” 인정…송재우 해설 “자꾸 생각 많아져, 자신감 있게 던져야”
류현진은 6월 들어 체인지업과의 싸움을 이어갔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인정받은 체인지업이지만 이상하게 제구가 흔들리면서 이전처럼 체인지업을 효율적으로 사용하지 못했다. 그러다보니 체인지업 구사율이 점차 떨어졌다. 악천후 속에서 고군분투했던 5월 29일 클리블랜드전 이후다. 그 경기 후 체인지업 난조를 보이며 선수 스스로 “체인지업에 문제가 있다”라고 인정할 정도였다.
류현진은 5월까지 10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62로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자랑했다. 그러나 6월 평균자책점은 5.35였다. 6월 초반 3경기에서 2패 평균자책점 6.11로 주춤했는데 약체 팀인 볼티모어와 두 차례 맞붙게 되면서 2승을 챙겨 평균자책점을 떨어트릴 수 있었다.
류현진은 6월 후반 평소 하지 않던 불펜피칭을 두 차례나 소화하며 체인지업 교정에 힘썼다. 그 결과 6월 27일 볼티모어전에선 6회까지 투구 수 62개로 무실점 투구를 이어갔다. 7회초 볼티모어 타선에 집중타를 허용하며 4실점했지만 체인지업이 살아나면서 좋은 투구를 선보일 수 있었다. 류현진은 이날 포심패스트볼 32개, 체인지업 26개, 컷패스트볼 18개, 커브 13개, 슬라이더 2개를 던졌다.
그러나 7월 2일 시애틀전에서는 패스트볼 40개, 컷패스트볼 24개, 체인지업 12개, 커브 9개 등을 섞어 던졌다. 볼티모어전에서 안정을 찾은 체인지업이 시애틀전에서 다시 흔들리면서 홈런을 허용했고, 위축된 류현진은 체인지업 사용을 자제하고 거의 투 피치 투구를 선보인 셈이다.
경기 후 화상 인터뷰에서 류현진은 “4, 5월 때의 제구가 아니라는 걸 다시 한 번 느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또 “오늘 체인지업으로 안타도 맞고 홈런도 맞았다. 그러다 보니 직구와 커터를 많이 던지게 됐는데, 이 부분을 빨리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송재우 해설위원은 류현진이 체인지업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로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이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류현진은 빠른 구속으로 승부를 보는 투수가 아니라 제구 위주의 피칭을 한다. 그런 선수한테 체인지업이 난조를 보이면 커터, 커브 볼 등의 효과도 같이 감소하는 특징이 있다. 지금 류현진의 문제는 바로 그 점이다. 스스로 체인지업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니 자꾸 생각이 많아지는 모습을 보인다. 얻어맞더라도 이전처럼 자신감 있게 던져야 한다. 선수가 자신을 믿지 못하면 뒤의 야수들은 누굴 믿고 경기를 하겠나.”
류현진은 타자의 몸쪽, 바깥쪽을 파고 들어가는 공을 던지며 뛰어난 제구를 자랑하는 선수다. 체인지업 자체에 문제가 있기 보다는 구위가 흔들리면서 선수의 심리도 같이 흔들린다는 게 송재우 위원의 설명이다. 송 위원은 “메이저리그에서도 류현진처럼 뛰어난 체인지업을 던지는 투수가 없다”면서 “그걸 믿고 자신 있게 승부하는 류현진을 보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류현진도 다음 경기에선 달라질 것이라고 약속했다. 류현진의 다음 등판은 전반기 마지막 등판인 볼티모어 오리올스전으로 예상된다.
이영미 스포츠전문기자 riverofly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