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노 카탈라노의 ‘여행자들’ 조각상 이탈리아 아말피 해안 전시
그가 여행자들을 주제로 선택한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모로코에서 태어난 이탈리아 혈통의 프랑스인인 그는 “나는 여행 가방을 손에 들고 걷는 여행자들에게서 강한 친밀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하면서 “모로코에서 프랑스로 건너온 나 역시 여행 가방을 들고 이곳 저곳을 다녔던 기억들이 많다. 나는 종종 이런 기억들을 작품에 표현하곤 한다. 이 작품들은 이미지뿐만 아니라 나의 삶과 염원을 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점에서 ‘블루 드 차이나’라는 제목의 작품은 그에게는 특히 개인적인 의미가 있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희망을 품고 멀리, 그리고 세계 곳곳을 다니는 이주노동자들에게 바치는 작품으로, 조각상의 푸른색은 노동자들과 선원들의 유니폼을 연상시키기 위해 사용됐다. 카탈라노 역시 여행 가방 하나만 달랑 들고 모로코에서 프랑스로 온 이주 노동자들 가운데 한 명이었기 때문이다.
그런가 하면 ‘휴버트’와 ‘시모네’ 조각상은 서로 대비를 이룬다. 가슴을 드러낸 채 맨발인 ‘휴버트’는 태평스러우면서도 겸손한 여행자다. 마치 헬레니즘 조각을 연상시키는 조각상이기도 하다. 이와 대조적으로 ‘시모네’는 정장에 넥타이를 매고 있는 단정한 차림이다. 한 손에 여행 가방을 손에 들고 자신감 있게 걷고 있으며, 커다란 여행가방 안에는 미래를 향한 희망과 꿈이 담겨있다. 두 여행자들은 상반된 모습을 하고 있지만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파편화된 신체를 통해 주변 환경과 완벽하게 하나가 되고 있다는 점이 그것이다.
카탈라노의 작품들은 오는 9월 30일까지 아말피 해안가에 전시될 예정이다. 출처 ‘마이모던멧’.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