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고난 건 맞지만 노력도 동반돼야…스피드 트레이닝 센터에서 오랜 기간 맹훈련”
스포츠에서 스피드는 자주 논쟁의 대상이 된다. 후천적인 노력을 통해 이를 보완할 수 있는지에 관한 질문은 매번 반복된다. 다만 스피드를 선천적인 '재능'으로 보는 목소리가 다소 우세하다.
김인성도 이에 일부 동의했다. 그는 "나는 근육을 어느 정도 타고난 것 같다"며 "제가 관리를 잘하는 줄 알았는데(웃음) 아직까지 근육 쪽에 부상이 없다. 관리를 잘하는 선수들도 부상을 피하기 어려운데 나는 건강한 몸을 부모님으로부터 물려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노력도 동반돼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사람마다 정해진 속도는 있겠지만 일정 부분 발전시킬 수 있는 여지가 분명히 있다"고 주장했다. 자신이 실제 이 같은 부분을 경험했고 목격했다는 것이다.
"대학 시절부터 스피드 향상을 위해 한 센터에서 트레이닝을 받았다. 나뿐만 아니라 거기에 다니던 선수들 대부분 100m 기록이 1초가량 빨라졌다."
방법은 피나는 노력이었다. 김인성은 "무식하다고 할 정도로 노력을 해야 한다. 정말 힘들었다"면서 "상투적인 말이지만 한계를 넘어야 한다.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면서 최대 중량을 치고 몸을 무겁게 한 상태에서 스프린트 훈련을 반복적으로 한다. 웨이트는 보디빌딩을 하는 것이 아니니까 축구선수에 맞는 방법이 있다. 반복을 더 많이, 빠르게 하는 식이다. 정말 고통스러운 과정이다"라고 설명했다.
스피드라는 무기는 한 번 장착한다고 해서 영원히 가지는 않다. 그는 "센터에 1~2년 다니고 말았던 것이 아니다. 오랜 기간 다녀서 그 방법을 아니까 이제는 나 혼자서도 훈련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실업 리그에서 활약하다 별안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 참가하는 러시아 명문 구단(CSKA 모스크바)에 입단할 수 있었던 비결도 스피드였다. 그는 "테스트 기간 연습경기도 3경기 치렀는데 골을 넣고 했던 것은 아니지만 내 장점을 지속적으로 보여주려고 했다"며 "계속해서 뒷공간 노리고 스피드로 승부하는 식이었다. 그때 센터에서 준비를 열심히 해서 몸 상태가 좋기도 했다"고 말했다.
스피드를 주 무기로 하는 선수들도 플레이 스타일을 바꾸는 선택을 하는 시점이 있다. 2025시즌 그는 36세가 되지만 여전히 스피드에 자신 있는 김인성이다.
"일단은 몸관리에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매일 몸상태 체크하고 조금만 몸이 무거워진 것 같으면 먹는 것을 조절한다. 학생 때는 수비 포지션도 봤기 때문에 측면 수비수에 대한 이야기도 주변에서 하곤 한다. 나도 자신은 있는데 지금은 내가 좋아하는 것, 원하는 것을 하고 싶다."
여전히 자신만의 플레이를 해나가겠다는 다짐을 이어갔다. 그는 "아직 스타일을 바꿀 생각은 없다. 어떻게든 축구를 오래하고 싶다는 생각도 없다. 나중엔 생각이 바뀔 수 있지만 내 스타일 대로 하다가 안 되면 깔끔하게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이어 "이러다 나중에 스피드 트레이닝 센터를 차려야하나 싶다. 장사는 괜찮지 않을까"라며 웃었다.
서귀포=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