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 매장 확장 한계, 온라인 자사몰도 종료…선진 “사업 효율화 위해 육가공 사업부서와 통합”
![하림그룹 선진이 자회사 선진팜을 정리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선진팜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홈페이지 캡처](https://storage1.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5/0214/1739507699720438.jpg)
선진은 2016년 선진팜을 설립했다. 선진팜은 소비자와의 접점을 늘리기 위해 세운 회사다. 선진팜 오프라인 매장은 초기엔 선진의 축산물을 판매하는 매장으로 출발했다. 이후엔 육가공 제품 등 선진의 모든 제품과 하림의 일부 제품을 판매하는 매장으로 확장 운영됐다. 선진팜은 자사 온라인몰과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를 통해 온라인 플랫폼 채널도 운영했다. 주로 선진이 생산하는 육가공 제품을 판매했다.
선진은 선진팜을 통해 B2C 사업을 한층 키우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2020년 이범권 선진 총괄사장은 ‘비전 2025 선포식’에서 “앞으로 디지털 전환 시대가 앞당겨지고 가정간편식(HMR) 시장이 급성장함에 따라 선진팜 매장을 수도권 중심으로 2025년에 50개로 늘리겠다”고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선진은 선진팜을 꾸준히 지원했다. 2020년 15억 원, 2021년 10억 원, 2022년 10억 원, 2023년 20억 원, 2024년 9억 원의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유상증자에는 선진팜 지분 100%를 보유한 선진이 전액 참여했다.
하지만 선진팜의 실적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2023년 매출 약 28억 원, 영업손실 15억 원을 냈다. 2022년(매출 33억 원, 영업손실 15억 원)과 비교해 영업손실은 비슷했지만 매출이 소폭 줄었다. 선진팜은 2024년 1~3분기엔 실적이 더 악화했다. 선진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1~3분기 선진팜은 매출 6억 원, 당기순손실 10억 원을 기록했다.
유통 환경이 변화하면서 선진팜의 사업 확장에도 한계가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우선 오프라인 매장을 대폭 늘리지 못했다. 선진팜은 서울 방이동, 쌍문동, 둔촌동에 오프라인 매장을 3개 냈다. 현재는 서울 둔촌동에 위치한 기업홍보관 ‘#오름’에 입점한 선진팜 매장이 유일하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유통 환경이 온라인 중심으로 변하면서 최근 오프라인 매장은 전문점(카테고리 킬러)도 잘 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선진팜은 서울 방이동, 쌍문동, 둔촌동에 오프라인 매장을 3개 냈다. 방이동에 있던 선진팜 매장. 사진=선진팜 제공](https://storage1.ilyo.co.kr/contents/article/images/2025/0214/1739507766971763.jpg)
선진팜 사업은 올해부터 선진 육가공 사업부문에 속한 선진FS가 직접 챙기게 됐다. B2B 유통 경험이 있는 육가공 사업부서가 선진팜이 영위하던 B2C 유통사업을 통합 운영하는 방안이 더 나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선진FS는 프랜차이즈 기업·외식업체·편의점·급식업체 등에 제품을 공급하며 B2B 유통 사업을 펼쳐왔다. 온라인 분야에서는 쿠팡, 컬리 등에 입점해 제품을 판매해왔다.
선진은 ‘#오름’의 선진팜 매장과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온라인 채널 운영은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부 교수는 “오프라인 매장을 더 확장하기엔 무리가 있을 듯하다”며 “이커머스 플랫폼에 입점하는 것과 비교해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는 수수료가 낮다. 수익을 좀 더 내기 위해 스마트스토어 운영은 유지하는 게 회사 입장에서도 유리할 것이다. 다만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하림과의 연관성을 끌어내는 게 도움이 될 듯하다”라고 진단했다.
이와 관련, 선진 관계자는 “사업 효율화를 이루기 위해 선진팜과 선진 육가공 사업부문을 합치게 됐다”며 “다양한 채널에서 유통판매를 진행해온 육가공 사업부문의 경험을 바탕으로, 선진팜 온·오프라인 채널도 새로운 성장세를 이뤄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선진은 사료·돈육·양돈·육가공 등 사업을 운영하는 회사로 하림그룹의 주력 계열사다. 하림지주가 선진 지분 50%를 갖고 있다. 선진 사업 매출 비중은 사료사업이 지난해 3분기 기준 42.42%로 가장 높다. 그 뒤를 식육 사업(24.99%), 양돈 사업(17.60%), 육가공 사업(12.34%)이 이었다. 지난해 1~3분기 선진 연결 기준 매출은 1조 2450억 원으로 2023년 1~3분기(1조 4385억 원)보다 13% 하락했다. 육가공 사업을 제외한 전 사업부문에서 매출이 줄었다.
선진은 2023년 12월 하림지주로부터 하림푸드 지분 100%를 147억 원에 인수했다. 육가공 사업 확장에 나서겠다는 포부다. 2023년 말 하림그룹은 2025년까지 3915억 원을 투자해 익산에 식품가공 공장과 물류센터를 건설한다고 밝혔다. 하림푸드는 2688억 원을 들여 육가공 및 푸드 공장을 건설하기로 했다. 지난해 12월 하림푸드는 육가공 공장 신축을 위해 1406억 원 규모의 자산을 매입했다고 공시했다.
김명선 기자 seon@ilyo.co.kr